▲4월 16일 오후 울산시 북구 염포초등학교 6학년 한 교실에서 교사가 모니터에 뜬 학생들의 얼굴을 보며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4.16
연합뉴스
그러다 코로나 시대가 왔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었고, 물리적 만남조차 모두 막혀버린 시절의 기이함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까? '그깟 학교 필요없구나'라는 결론을 내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허공에 흩어지는 EBS 온라인 수업의 한계가 무엇인지 골똘히 고민하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한 주에 한 번, 스쳐가듯 만나는 교사와의 허무한 만남에서, 실제 대면수업이었던 시절엔 어떤 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는가 고민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학부모 교육의 핵심은 주중에 학교에서 이루어진 교육적인 여러 요소들이 (모든 잠재적 교육 내용을 포함합니다) 그대로 가정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주중에 이뤄진 교육이 전무하다시피 한 코로나 시대에 교육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학생들이 단지 학교에서 배워온 교육이 강의식 수업에서 얻어낸 지식의 편린들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함께 각성하는 시대이길 바랍니다(심지어 저는 8살 막내의 한글쓰기를 가르치다 절망했는데, 1학년 담임선생님이 하시는 한글쓰기의 전문가적인 방법을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따라 배우면서 깊은 감탄을 했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은 교사의 인격과의 만남을 여러 가지 장면에서 경험하고 친구라는 인격과의 만남을 통해 깨달음의 반복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 안에서 교사라는 개별 인격과의 만남을 통해 학습했던 다양한 내용들이 있었음을 우리 사회가 함께 재발견하기를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교사의 삶이 이 각박한 세상에서 다른 직장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이는 외연으로 판단하기가 더 쉽고 편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 인간으로서 인격적인 만남을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교사가 전 인격을 다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학습과 삶의 양식과 마음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구조가 무엇일지 이 사회가 함께 고민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그나마 교육적 성장의 보람을 느끼시는 선생님들의 공통점은 그 안에서 발견한 학생 개인입니다. 군중 속에서 묻혀 있던 아이들이 온라인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선생님과 개별적인 인격관계를 맺는 용기를 내는 것을 경험하신 분들이 온라인 수업을 통해 지친 가운데서도 기쁨을 느끼고 계십니다.
교사는 학생을 만나고 싶습니다. '고객님 만족하십니까?'라고 말하고 마는 수박겉핥기의 관계가 아닌 전인격적인 성장의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개인과 개인이 만날 수 있는 교육적 여건과 시스템을 위해 많은 교사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사회와 교육부에 요청하는 목소리에 응답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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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경력 19년이 유일한 자랑스러움. 이것을 벼슬삼아 자부심삼아 살아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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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이 인격적으로 만날 때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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