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온천천 아기 두꺼비들의 대이동 "같이 가 친구야" 부산 도심하천인 온천천에서 올챙이에서 변태를 거친 아기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 5월 8일 모습. ⓒ 생명그물, 온천천네트워크
▲ 부산 온천천에서 외출 나선 아기 두꺼비들 "같이 가 친구야" 부산 도심하천인 온천천에서 올챙이에서 변태를 거친 아기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하고 있다. 비가 내린 지난 5월 15일 생태연못에서 나와 뭍으로 외출에 나섰다. ⓒ 생명그물, 온천천네트워크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부산 도심에 있는 하천인 온천천에서 '아기 두꺼비'가 대이동을 시작했다. 기후변화의 지표종인 반가운 친구가 온천천을 다시 찾아오자 '로드킬'로부터 이들을 지키려는 이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부산 도심에 두꺼비가 있다고요? 생태 '청신호'
비가 내린 지난 15일,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을 가득 메웠던 두꺼비 올챙이가 대부분 변태를 마치고 앞·뒷다리를 활짝 폈다. 이들은 몸의 엄청난 변화에 놀랄 새도 없이 어딘가를 향해 엉금엉금 움직였다. 연못에서 출발해 잔디밭과 자전거도로를 거쳐 건너편 화단까지 1시간 동안 1300여 마리가 넘어갔다.
부산 환경단체인 생명그물, 온천천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초 두꺼비들이 대거 알을 낳았다. 최대 성체 10여 마리가 알을 낳은 것으로 추정한다. 두꺼비는 보통 1마리당 수천 개의 알을 산란한다. 알에서 올챙이를 거쳐 뒷다리와 앞다리가 나고, 꼬리가 없어지는 시간까지 60여 일 정도 걸린다.
아가미로 숨을 쉬는 올챙이 시절과 달리 새끼 두꺼비의 호흡은 피부와 폐가 맡는다. 두꺼비와 개구리 등 양서류가 날씨가 건조하면 말라 죽는 이유다. 아주 작은 새끼 두꺼비 시절, 비가 오면 본능적으로 산속으로 이동한다.
온천천 생태연못에 두꺼비가 알을 대거 낳은 것은 2018년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두꺼비 수천 마리가 대이동에 나섰지만, 상당수 로드킬을 당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생명그물 등이 적극적으로 대응을 요청했고, 연제구 온천천관리사무소가 울타리를 치고 간이 생태 통로를 만드는 등 협조에 나서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