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리도 강리도 지명
눌란 논문
한편, 강리도 연구의 권위자인 스기야마(교토대)는 첫 머리 '라커(剌可)'가 바로 '로카(Roca, 영어 Rock)와 일치함에 주목했다. 그래서 로카 카보(Roca Cabo)를 가리키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강리도의 '로커 사푸아'가 일개 곶인 Roca Cabo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뒷 부분 '사푸아'에 주목해 보자. '(리)스보아 (Li)sboa'와 상응한다. 따라서 '라커 사푸아剌可撒布兒'는 Roca Cabo와 Lisboa를 포괄하는 지역을 가리키는 것임이 거의 틀림 없다. 바꾸어 말하면, '로카+(리)스보아'가 '라커 사푸아'로 옮겨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바로 광역의 리스보아 지역에 해당된다.
어쨌든 유라시아 대륙의 서단 '리스본(리스보아)'라는 지명이 강리도에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는 리스보아의 지명 탐구를 통해, 이미 14세기에 비서구권에서 지리상의 대발견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의 수많은 지명들이 적혀 있는 강리도가 바로 그 증거문헌인 것이다.
리스본 지명과 관련하여 한 가지 매우 흥미로운 일치가 발견된다. 리스보아(리스본)는 북위 약 38도선상에 위치한다. 한반도의 개성(약 38도)이나 서울(약 37도)과 위도가 비슷하다. 오늘날 지도에서 양 지역을 좌우로 이으면 당연히 거의 수평을 이룬다. 그런데 1402년 제작된 강리도에서도 그러하지 않는가! 먼저 현대 지도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