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의 한국인 그(왼쪽에서 세 번째)와 마하무드(그의 오른쪽) 등 나이트 다이빙 떠나기 전에 서로 의기투합했다.
차노휘
"선생님 선생님 충고대로 이제는 다이빙하면서 사진 찍지 않아요. 아예 들고 가지도 않거든요. 좀 더 실력을 키워서 멋진 모습으로 찍으려고요."
붕붕 떴던 남자가 클래스 룸에 있는 내게 와서 말했다.
"그래그래 잘했어. 나도 물속 사진이 한 장도 없어. 어드밴스 교육 마지막 날 센터에서 찍어주긴 했는데 엉거주춤한 자세라 마음에 들지 않아. 좀 더 잘했을 때 찍으려고 아껴두고 있어."
그가 붕붕 뜰 때 그의 오른 손목에는 카메라가 걸려 있었다. 그 와중에도 사진을 찍기도 했다. 나는 그의 손목에 매달린 카메라를 빼앗아서 던져버리고 싶었다. 마하무드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던 모양이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가면 블루홀에 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다 하고 장비 세팅을 하러 내려가자 마하무드가 그를 알아보고는 내게 와서 걱정스럽게 말했다.
"너 아니? 전에 붕붕 떴던 남자가 다시 왔어."
블루홀 다이빙 하던 날 나는 붕붕 떴던 그 남자를 그만 담당하기로 했다. 우리는 짝을 이루어 무사히 25m 수직 하강에 성공했다. 미리 호흡법을 가르쳤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사건은 몇 분 지나지 않아서 터졌다. 7분 정도 다이빙을 했을 때였다. 한 번 떠오른 그를 끄집어 내렸는데 웬걸, 또 떠올랐다. 어떻게 그 깊은 수심에서 그 몸무게와 웨이트로 뜰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