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 5세)과 시중쉰(45세). 1958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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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인연이 홍콩과 시진핑의 인연으로도 이어졌다. 아들 시진핑 역시 아버지처럼 좋은 인상을 주면서 홍콩과 인연을 맺게 됐던 것이다.
시진핑은 2007년 10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및 중앙서기처 제1서기가 됐다. 이때 겸직한 직책이 중앙홍콩마카오공작협조소조(中央香澳工作协调小组) 조장이다. 10명 미만으로 구성되는 이 소조는 홍콩·마카오에 관한 최고 정책을 내는 곳으로, 공산당 및 국무원의 고위층과 핵심 실무자들로 구성된다.
역대 조장인 쩡칭홍·시진핑·장더장·한정이 조장을 겸직하는 동안 이들이 맡았던 최고 관직은 국가부주석(쩡칭홍, 시진핑),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급, 장더장), 국무원 부총리(한정) 등이었다. 이 소조의 비중을 짐작케 하는 점이다.
시진핑이 조장을 맡을 즈음에 전인대에서 중요한 결정이 하나 나왔다. 시진핑에게 '선물'이 되고도 남을 만한 것이었다. 이 선물이, 시중쉰에 이어 시진핑까지 홍콩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원동력이 됐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때도 홍콩인들은 행정장관 직선제(보통선거제)를 열망했다.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와 중국 정부의 승인으로 선출되는 행정장관을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뽑고자 했다.
2007년에 전인대는 그 열망에 근접하는 결정을 내놓았다. 이것이 바로 그 '선물'이다. 10년 뒤인 2017년에는 행정장관을 직선제로 선출하고 2020년에는 입법회(의회) 전체를 직선제로 뽑도록 하겠다는 게 결정의 내용이다. 전인대가 홍콩 민주화 시간표를 제시한 셈이다.
하필이면 시진핑의 조장 취임에 맞춰 전인대가 그런 전향적 결정을 내놓은 것을 두고, 홍콩 내에서는 '시진핑의 대권 가도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홍콩의 시사 평론가 장화의 글에서 제시된 관측이었다.
장화는 전임 소조 조장인 쩡칭홍이 시진핑을 차기 주석으로 만들고자 후진타오 주석의 승인을 받아 이 일을 도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정치체제와 관련된 사안을 잘못 처리하면 시진핑의 대권 가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막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위 평전도 그 같은 분석에 동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홍콩 정치체제라는 이 시한폭탄은 시진핑의 벼슬길에 있어 '길을 막는 호랑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쩡칭홍이라는 이 정치적 은인이 사퇴하기 전에 그를 위해 이 폭탄을 제거하고 그의 후계의 길을 닦은 것은 이치에 합당한 것이었다."
전인대의 결정은 실제로도 시진핑에게 도움이 됐다. "베이징이 이번에 처음으로 홍콩 보통선거 시간표를 정한 것은 객관적으로도 시진핑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서 "바깥세상에서는 최소한 그가 강경파가 아니고 사상이 깨어 있으며 홍콩의 보통선거를 막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평전은 말한다. 그 결정이 시진핑에 대한 홍콩과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후의 상황은 홍콩인들의 예측을 빗나가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은 그 뒤 오히려 강화됐다. 직선제 공약 역시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시진핑이 주석이 된 2013년 이후도 마찬가지다. 그런 흐름이 2019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홍콩과 시진핑 집안의 관계를 놓고 봤을 때, 지금 홍콩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그가 홍콩·마카오 조장이 될 때와는 너무나 딴판이다. 홍콩의 안정과 민주화에 우호적이었던 그 집안의 예전 분위기와, 시진핑이 홍콩 10분 거리에 대규모 군대를 배치해놓은 지금의 현실은 너무도 대조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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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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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부자와 홍콩의 인연, '악연'으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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