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울프소셜클럽
박초롱
- 미래에는 모두가 프리랜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미 1인 기업화, 자영업화, 프리랜서화가 진행 중이다. 산업 구조의 변화 속도가 개인의 변화 속도를 압도하고 있다. 기업은 아마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거의 모든 것을 외주화, 용역화하는 방식으로 고정 비용을 줄일 것이다. 그렇다고 개인의 수익이 늘어나지는 않겠지. 프리랜서가 늘어날수록 단가는 낮아진다. 예전엔 100만 원짜리 일을 하나만 했다면 점차 20만 원짜리 일을 5가지 하는 식으로 수익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 프리랜서를 추천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프리랜서가 될 것이라는 말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
"나의 호불호와 상관 없이 산업 지형은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변화의 흐름을 읽고 대비해야 한다. 이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만인이 만인에게 파는 시대 아닌가.
유튜브든 SNS든 개인의 상업화, 결국 나를 팔기 위한 채널이다. '이번엔 내 거 사줘, 다음엔 네 거 살게' 하며 서로 서로 품앗이 하고. 그런 과정에 무조건 지금 뜨는 거, 핫한 거만 좇아서는 곤란하다. 시대에 대한 이해나 윤리 없이 말초적인 것만 따라가고 그런 경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의 USP(Unique Selling Point)는 뭘까? 내가 그나마 끈기 있게 할 수 있는 게 뭘까? 그걸 찾고 차근차근 발전시켜야 한다. 빅 아이디어는 <보그>나 <지큐> 속에 있지 않다."
김진아 대표는 최근 저서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에서 '여성연대'를 강조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자신들이 하는 것이 어떠한 '정치'라는 의식조차 하지 않는 '남성연대'의 존재를 어필하며, 여성들에게도 정치가 필요하다 말한다. 그러고 보니 인터뷰 내내 테이블 앞에는 'More Sisterhood Less Bullshit(여성에게 더 많은 연대를 - 기자 의역)'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 여성 프리랜서는 남성 프리랜서보다 더 살아남기 힘들다고 생각하나?
"여성의 평균 수명은 길지만 여성 프리랜서 수명은 짧다. 남자들은 프리랜서로의 전성기가 마흔에 시작된다고 하는데, 여자들은 마흔에 일이 끊긴다. 더 젊은 사람으로 교체된다. 즉 더 싸고, 더 말 잘 듣는 여성 프리랜서 인력으로 말이다.
팀장급인 친구들도 주로 연차가 낮은 여자를 찾는다. 연차가 7년 정도 아래인 일 시키기 편하고 빠릿빠릿하고 꼼꼼하고 말 그대로 수발 잘 들 것 같은 여자 팀원. 팀장 자리를 놓고 다툴 만한 경력이나 성격의 여성은 면접에서 걸러지기 쉽다."
- 왜 그렇게 될까?
"그들에게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의식조차 하지 않는 행동이다. 남자들끼리의 경쟁으로 충분하고 여성은 조직에서 자연스럽게 탈락되는 존재다. 막말로 여성 동료와는 같이 접대를 받을 수도 없고 사우나를 갈 수도 없다. 성폭력이다 성차별이다 말이 나올 수 있으니 조심도 해야 한다. 공평한 인사보다 내가 지금 당장 편한 사람, 아는 형님·동생을 찾는 게 남성연대의 문제다.
조직에 있을 때 나는 남녀를 떠나 실력만 있으면 올라갈 수 있다고 착각했다. 너무 나이브했다. 더구나 일에는 온갖 변수가 생기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실력만으로 돌파할 수는 없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닥치면 관계 속에서 함께 조율, 해결해야 한다. 나와 뜻이 맞는,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내 편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절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