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데요시 성벽 공개 프로젝트 시민모금 홈페이지
최우현
대표적으로 쿠로다 아키히로, 이케다 히로유키 간사이경제동우회 대표간사와 마츠모토 마사요시 스미토모 전기공업 대표이사, 코시노 히로코 패션 디자이너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유명인 서포터즈'로서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속해있는 단체들의 숨겨진 이면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먼저, 쿠로다 아키히로, 이케다 히로유키가 대표간사로 있는 '간사이경제동우회(關西經濟同友會)'는 서일본 굴지의 경제단체이자 우익적 정치 성향을 강하게 띄고 있는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문제, 평화헌법 개정 등에 있어 현 아베 정권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더해 매년 자체적인 안보위원회를 구성하여 우리나라를 방문, 양국 간 주요 쟁점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츠모토 마사요시가 속해 있는 '스미토모 그룹'은 미쓰이 그룹, 미쓰비시 그룹과 함께 일본의 3대 재벌 그룹으로 이름이 높다. 하지만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스미토모 그룹'은 대표적인 '일제 전범기업'이다. 2012년 이명수 국회의원이 발표한 299개 전범기업 명단(2012.8.29.)과 2014년 「대일항쟁기강제동원조사위원회」(약칭)가 발표한 강제동원기업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패션 디자이너인 '코시노 히로코'는 앞의 인사들과는 달리 특이한 전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코시노 히로코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일본 체조선수들의 유니폼에 전범기(=욱일승천기(rising sun flag))를 연상시키는 문양을 디자인한 인물이다.
당시 일본 체조선수들은 이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을 완수했음에도 불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박종우 선수가 축구경기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했다는 이유로 동메달 시상식에도 참여하지 못한 사례가 있어 '일본에만 우호적인' IOC의 차별이 아니냐 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모금회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오사카가 혐한 논란이 여러번 불거진 도시이며, 자민당보다 훨씬 더 극렬한 극우정당인 '일본유신회'가 장악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도 이 모금회의 성격과 프로젝트의 이면에 숨어있는 저의를 따져보게 된다.
G20 정상회의에서 '히데요시 프로젝트'도 조명받을까?
일본 산케이 신문은 '레이와에 소생하는 히데요시의 성벽'이라는 기사를 게재하며 히데요시 프로젝트를 이야기 한 바 있다. 소생(蘇る)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나, 일왕 즉위와 이 사업을 연결시킨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소 비약해서 해석하자면, 새 시대에 히데요시의 영광이 부활한 것처럼 제국 일본의 영광 또한 부활하리라는 우익들의 열망을 드러냈다고 읽을 수도 있다.
정말로 우려되는 점은 이를 통해 히데요시라는 인물에 대한 새로운 오해가 자라나는 것이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내달 말(6.28~29) 열리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이 '히데요시 프로젝트'가 세계 각국에 직·간접적으로 소개되고 또 조명받는 것이다.
물론, 짧은 회의 기간에 각 국 정상들이 오사카성을 직접 방문하지야 않겠지만 통상적으로 국제회의와 병행되는 '프레스 투어'(기자, 언론인 대상)나 영부인 등 귀빈을 대상으로 한 관광명소 투어는 얼마든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사카성 투어가 이루어질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우리나라 역시 지난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당시 프레스 투어를 비롯한 다양한 홍보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