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노런 갤러리. 이 갤러리는 고려인 화가들의 작품 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김진석
고려인의 삶이 담겨있는 '노런(NURON) 갤러리'.
고려인 사업가 김 아나토리씨는 며칠 전 취재 도중 소개받은 사람이다. 처음 소개받을 때 자신의 딸(김 다리아)이 그림을 그리고, 작은 갤러리에 딸의 그림이 걸려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나는 약속 장소로 향했다. 약속 장소에서 김씨와 그의 딸을 만났고, 함께 딸의 그림이 걸려 있는 갤러리로 향했다. 김씨는 올해 57세, 딸은 20세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어느 회사의 사무실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사무실이라고 소개했다. 사무실을 지나 뒷편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니 페인트 냄새가 짙게 밴 갤러리가 나타났다.
갤러리에는 아직 그림들이 제대로 걸려 있지 않았다. 마치 전시를 준비하는 시간처럼. 그러나 갤러리에 있는 그림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오래된 영화를 보는듯이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김씨는 나에게 그림을 하나 하나씩 설명해주었다. 설명을 듣고 있는 나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뜻밖의 공간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화가로 활동하는 고려인은 사람은 약 70여 명이라고 한다. 그들은 각자의 스타일대로 고려인의 삶과 생각을 표현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람과 자연을 그린 작가도 있고, 멀리 떠나온 고향을 아련하게 표현한 작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