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현 MBC 기자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영광
- 그게 보편적인 거라고 생각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아무리 클럽이라도 폭행이 용납될 수는 없지 않나요?
"당연하죠. 아무리 클럽이라도 폭행이 용납될 수 없는 건데 그분들은 본인들이 생각하시기에 김상교씨를 때렸던 일들에 대해서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일들로 생각한다는 그 말을 듣고 기사를 써서 이런 일들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사실 이분도 본인이 제압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경찰에 신고해야 되는 문제잖아요. 만약에 진짜 성추행이 있었더라도 본인이 제압할 이유가 전혀 없는 거죠. 경찰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거죠. 본인이 때린 거는 분명히 잘못한 거죠."
- 버닝썬은 승리씨가 이사로 있는 데였잖아요. 승리씨는 이 사건과 무관한 것인지 아니면 관계가 있나요?
"승리씨가 사내이사로 있었다는 거는 당연히 만약에 지금 사실 저는 기사를 쓸 때 승리씨에 대한 얘기를 많이 넣지 않았어요. 왜냐면 이 사건의 본질은 경찰의 비정상적인 공권력의 집행과 인권침해 부분이었기 때문에요. 물론 그분이 거기 사내이사로 계셨던 건 맞지만. 공권력 집행과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선 승리씨가 뭐 책임질 일은 없겠죠.
다만 그 안에서 클럽 안에서 마약을 공공연하게 하고 그걸로 인해서 성폭행 피해가 발생했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면 승리씨도 당시에 사내이사였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는 생각은 해요."
- '버닝썬' 측에서는 김상교씨의 성추행을 주장하잖아요. 피해당했다는 여성도 고소한 상태기 때문에 맞다면 범죄자 옹호한다고 비난받을 수 있어서 고민하셨을 거 같은데.
"충분히 일리 있는 말씀이시고요. 그런데 그 저희가 기사에서 김상교씨가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언급했고 김상교씨가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 조사를 받고 있거든요. 하지만 김상교씨가 성추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한들 관계자가 김상교씨를 갈비뼈 세 개가 부러지도록 때릴만한 권한은 절대 없거든요.
클럽 관계자는 (김상교씨가) 성추행 했으면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의 법 집행을 받으면 되는 거예요. 물론 클럽 이사에겐 조금의 어느 정도의 본인이 때린 거에 대한 조금이라도 합리화할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폭력의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 경찰 행동도 이해가 안 되거든요.
"지금 김상교씨는 경찰한테 맞았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은 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해요. 근데 지금 김상교씨가 맞았다고 하는 걸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물인 CCTV가 없고 경찰도 본인들이 김상교씨를 때리지 않았다고 입증할 수 있을 만한 영상이 없어요. 왜냐면 이미 없다고 말을 했기 때문이죠. 그러니 지금 입장에서는 맞았다는 걸 증명할 수 없지만 때리지 않았다는 것도 증명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
- 클럽 앞에 CCTV에서는 맞았잖아요.
"그렇죠. 클럽 앞에 CCTV에서 뭐 넘어진 다음에 뒤통수 맞은 그거 말씀 하시는 거 같은데 그것도 맞았다고 볼 수 있긴 한데 그건 김상교가 맞았다고 하는 본질적인 게 아니잖아요. 김상교씨는 엄청 쎄게 둘러싸여서 맞았다고 주장을 하고 있죠. 물론 그 앞에서 김상교씨가 넘어진 상태에서 맞긴 맞았죠. 근데 제가 말씀드린 부분은 그 부분이 아니라 원래 김상교씨가 맞았다고 주장하는 그걸 입증하긴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이거는 광수대에서 정확하게 내사를 하든 어떡하든 수사를 해야 될 거 같아요."
- CCTV 같이 봤다고 했잖아요. 어땠어요?
"우선 버닝썬에서 클럽관계자들한테 폭행당하는 장면을 봤을 땐 화가 났어요. 솔직히 제가 기자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어떻게 저렇게 사람을 저렇게 팰 수 있을지죠. 그리고 주변에 사람들 굉장히 많았잖아요. 그날이 아마 제가 기억하기로는 첫눈 오는 날이에요. 주변에 보디가드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는 것이죠. 말리는 척했지만 실제로 때릴 땐 말리지 않았어요.
경찰 CCTV 볼 때는 너무 당황스러웠죠. 왜냐면 법원이 김상교씨가 찍힌 모든 CCTV의 원본을 공개하라고 결정했는데 개인이 그걸 어긴 것도 아니고 법으로 일하는 수사기관이 법원을 결정을 어기고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정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잖아요. 그래서 그걸 보고서 경찰이 때리지 않았다거나 경찰이 인권침해를 하지 않았다는 그들의 주장에 대해서 처음으로 의심을 갖게 됐죠."
- 폭력이나 마약 문제가 버닝썬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다른 클럽도 유사한 사례가 있나요?
" 오늘(12일) 보도가 나간 건 다른 클럽에서 마약으로 인해 정신을 잃고 눈떠보니 호텔 방이었다는 주장 보도가 나갔죠. 취재를 해보니까 마약 문제는 단순히 버닝썬만의 문제가 아니라 강남 일대 뭐 클럽뿐만이 아니라 유흥가 전반에 우리가 몰랐지만, 이 물뽕이라는 약 자체가 굉장히 오래된 약이고 그들 사이에선 굉장히 암암리에 판매되고 하는 약이라는 결과를 얻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최근에도 이런 사태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으로부터 물건을 들여오시는 분들이 유통을 또 하고 계시고요."
- 물뽕이라는게 정확히 어떤 마약이에요?
"물뽕이 GHB라고 하는 건데 그게 액상으로 돼 있는 마약이거든요. 이걸 여성의 술에 타면 한 15분 정도 있다가 정신을 잃게 되는 거죠. 근데 정신을 잃게 된다는 의미가 단순히 뻗게 된다는 게 아니라 교수들 말을 종합을 해보면 기억을 잃고 성적으로 흥분이 되어 자기도 모르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그 일을 하다 보니 다 끝난 후에 되돌아보면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그런 약물인 거죠. 이걸 남용하게 되면 코마 상태가 올 수도 있고요."
"범죄로 인한 피해자 생기지 않도록 더 열심히 취재"
- 제보 중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뭐예요?
"제보 중에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사실 물뽕에 의한 성폭행 제보들이 가장 충격적이었어요. 사실 마약이 당연히 다 나쁘죠. 그런데 마약은 자기 몸을 버려가면서 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물뽕이란건 자기 몸을 버리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면서 성폭행을 가하는 약물이거든요. 이런 게 우리 사회에 굉장히 생각보다 깊숙하게 많이 뻗쳐져 있다는 게 저는 솔직히 너무 놀라웠죠.
그런데 (물뽕은) 잡아낼 수 없어요. 이게 몸에 들어와서 소변으로 금방 배출돼서 평균적으로 6시간 이상만 되도 잡아낼 수 없다고 해요.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고 해바라기센터로 가는 데까지의 시간을 계산해봤을 때 사실 6시간 이내에 가기가 쉽지가 않아요.
예를 들어 물뽕을 섭취한 시간이 12시라고 치면 아침 6시 전까지는 해바라기 센터에 가야 되는 건데 보통 12시부터 술 마시기 시작한 분들은 2~3시 정도에 나와서 모텔에 가거든요. 모텔에 가서 몹쓸 짓을 당하고 보통 아침 시간대에 제정신이 들어서 나오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그 시간 해바라기센터에 가게 되면 이미 채취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검증이 잘 안 되는 거죠."
- 해바라기센터는 뭔가요?
"성폭력 수사센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뭐죠?
"우선 내일(13일) 이제 경찰에서 강력수사대에서 중간 수사를 백브리핑 식으로 한다는데 내일 우선 들어보고 꾸준히 제기했던 마약, 그리고 김상교씨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사실 확인할 게 몇 개 더 있거든요. 인권 침해와 마약에 집중해서 결과가 최대한 나올 때까지 집중해서 보도할 계획입니다."
- 버닝썬은 강남에 있잖아요. 상류층의 이야기인가요?
"그 클럽이 강남에 있고 물론 돈 많은 친구도 가죠. 그러나 대다수는 일반 학생들 직장인들도 많이 가거든요. 그들도 어느 순간에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취재해야 할 것 같아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저도 그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어둠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버닝썬 사태를 취재하면서 더 많은 어두운 면들을 보면서 너무 충격을 받았고, 이런 뿌리 깊은 범죄를 세상에 알려서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더 열심히 취재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
"이 기사를 쓰면서 가장 절실했던 부분은, 제보자예요. 클럽 유흥계가 업계가 굉장히 바닥이 좁다고 해요. 그래서 한 두 다리 건너면 다 알아서 제보를 해주시는 분이 말씀을 해주는 걸 굉장히 어려워하시거든요. 마약 보도 같은걸 하게 되면 언론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하잖아요.
근데 얼마 전에 클럽의 이문호 대표는 그렇게 한 게 아니고 제보자들을 찾아서 제보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했어요. 사실 그들은 하나의 개인이잖아요. 그분들은 형사고소가 들어오면 더 입을 닫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걸 또 본인이 고소한다고 한 방송사를 통해 인터뷰까지 해서 널리 알리게 됐고 덕분에(?) 제보자들이 많이 숨었어요.
그 와중에도 용기 있는 제보자들은 적극적으로 해주셔서 다행이긴 한 데, 저는 그런 행동들이 사실은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한 클럽의 대표이사로서 그런 행동을 하신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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