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62〉 굴원은 초나라 왕족의 후손으로, 머리가 좋고 말주변이 좋아 스물여섯 젊은 나이에 좌도(좌상) 벼슬을 한다. 좌도는 내정뿐만 아니라 외교를 담당하는 중책이다. 그는 뛰어난 만큼 시기도 많이 받았다. 그가 쓴 시로는 〈이소(離騷)〉와 〈어부사(漁父辭)〉가 있다. 〈사진63〉 《회남자·상》(유안 편찬, 이준영 해역, 자유문고, 2015) 표지. 이 책은 중국 한나라 초기 회남려왕 유장의 아들 유안(劉安)이 엮었다고 알려져 있다.
자유문고
굴원이 쓴 〈천문(天問)〉은 354구로 되어 있는 아주 긴 시다. 굴원은 이 시에서 하늘과 땅의 형상, 천지개벽, 산천경영, 역대왕의 정치, 초나라 멸망에 대해 172가지로 추려 묻는다. 시 앞부분에서 묻는 '천문(天問)'은 중국 기록에서 최초의 것이다. 그의 물음에 대한 답은 중국 한나라 초기 회남려왕 유장의 아들 유안(劉安)이 엮었다고 알려진 <회남자(淮南子)>에 있다.
이 책에서 〈천문훈(天文訓)〉, 〈지형훈(墬形訓)〉, 〈남명훈(覽冥訓)〉 편은 우리나라 신석기인의 세계관과 세모형 빗살무늬토기의 무늬를 살펴보는 데 아주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천문훈〉과 〈지형훈〉 편에서는 토기(吐氣)와 함기(含氣), 균천(鈞天), 구중(九重·아홉 겹)과 구규(九竅·아홉 구멍), 구주(九州·아홉 들판, 또는 구야(九野)), 팔인(八殥)과 팔택(八澤)의 구름(雲), 팔굉(八紘), 팔극(八極)과 팔방(八方·여덟 방위), 하늘에 나 있는 통로 팔문(八門·여덟 천문) 개념이 나오고, 〈남명훈〉 편에는 '하늘 구멍'이 터져 홍수가 나자 여와가 오색 돌을 녹여 구멍을 막았다는 '여와와 홍수'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암사동 세모형 빗살무늬토기의 하늘 속 물 층(九重), 구멍(九竅)과 천문(八門)과 구름(雲), 팔방구주(八方九州)와 관계있는 대목이다. '구멍 난 하늘과 홍수'는 우리나라 세모형 빗살무늬토기 문양의 시원을 밝히는 데 아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