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집회
박준영
'세월호 참사 미주 50개주 동시집회'를 계기로 미주 각 지역에서 생겨난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 단체들은 세월호 참사 1주기 직전, 세월호 유가족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미주지역 순회 간담회를 열자는 계획을 세웁니다.
구보경씨는 참사 이후 세월호 유가족들의 활동을 보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이 생각났습니다. 피해자들이 직접 앞에 나서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그들이 주체가 되는 활동할 때, 그들의 진심이 전달되어 함께 하는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구보경씨는 유가족들이 미국을 방문하여 최대한 많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간담회 준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미주 유가족 간담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미국의 일부 한인 보수단체에서는 여러 단체가 함께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여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노골적인 방해와 마타도어가 계속됐습니다. 구보경씨를 더 힘들게 한 건, 간담회를 함께 준비하던 다른 지역의 단체들과 겪은 갈등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연대하던 단체들이 처음으로 함께 준비한 행사였습니다. 각 단체의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겼습니다. 구보경씨는 이런 일들을 지켜보며 마음이 무너져 내렸지만, 간담회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미주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가 열렸고, 휴스턴 지역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최윤민양의 어머니 박혜영씨와 고 이재욱군의 어머니 홍영미씨가 방문했습니다. 고 최윤민양 어머니 박혜영씨는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이 활동하며 가장 두려운 것은, 나중에 우리만 남게 되는 것이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구보경씨는 '내가 이들과 끝까지 함께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구보경씨는 그 다짐을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실천해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