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루쉰 고향 ‘샤오씽’에 있는 루쉰박물관에 전시된 ‘중국 민족의 혼' 루쉰 기념물.
김기동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가 공자를 띄우기 시작하자, 루쉰의 위치가 살짝 애매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서 공자의 사상을 소개하는 내용은 늘어나는데, 루쉰의 소설을 소개하는 내용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중국 어린이 필독서 <증광현문>에는 "운이 다하면 '금'이 '철'로 변하고, 시기가 되면 '철'이 '금'으로 변한다"(運去金成鐵,時來鐵似金)라는 글귀가 있다. 그러니까 유교를 식인종 사상이라고 부정한 루쉰은 운이 다해서 '철'로 변하고, 공자의 유교 사상은 시기가 도래해 '금'으로 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공자의 유교 사상은 중국 문화혁명(1966~1976) 시기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 2000년 동안 수 차례 비판을 받았다가 다시 살아나고, 전성기를 누리다가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니까 공자의 유교 사상은 <증광현문> 글귀처럼 어떤 시기에는 '금'이었다가 '철'로 변하고, 또 어떤 시기는 '철'이었다가 '금'으로 변하기를 반복한 것이다. 그러면 공자 사상은 중국 역사 2000년 동안 어떤 시기와 상황에서 다시 '금'으로 변했을까?
인(仁)과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공자는 하늘에 있는 초자연적인 그 뭔가가 세상을 올바르게 이끌어 간다는 생각을 의심했다. 그래서 공자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하늘 신의 존재나 사람이 죽은 후에 혼으로 변해 귀신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을 믿지 않았다. 공자는 제자가 귀신과 사후 세계에 관해 물었을 때, "사람의 일도 아직 잘 모르는데 귀신의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 또 살아생전의 일도 아직 잘 모르는데 죽어서의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라고 답한다.
그러니까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 사후 세계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누구나 잘 모르는 일은 믿지 않는다. 그래서 공자는 사람 사는 세상일은 사람이 해결해야 하고, 사람이 세상일을 해결하는 이데올로기로 '인(仁)'이라는 사상을 만든다.
필자는 유학자가 아니라서 '인'에 담겨있는 심오한 내용을 알 수는 없다. 그래서 공자의 논어 글귀를 설명하는 한국 네이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과 중국 '바이두백과'를 참고해 한국사람이 생각하는 공자 사상과 중국 사람이 생각하는 공자 사상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이라고 했다. 극기복례를 하면 공자의 사상 인(仁)을 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사전은 극기복례를 '자신의 의지로 사욕을 극복하고 예법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대어로 바꾸면 욕망을 이기고 도덕적인 인간이 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