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며 글 쓰기 좋은 고성 읍내 조용한 커피숍.
이상옥
엊그제 해거름 무렵 전정을 시작해 모두 마치니 저녁의 예배당 불빛이 빤히 빛나는 것이 지나온 생 모두 신의 은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무릎을 꿇고 기도라도 하고 싶었다. 내친 김에 어제는 고향집 마당에도 조그만 텃밭을 만들어두었지만 방치했던 것을 다시 흙을 파고 잡초를 제거하고는 호박, 토마토, 케일, 당귀 등을 심었다.
마당의 작은 연못에는 금붕어 20여 마리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그저께는 마산에 들른 김에 수족관에서 금잉어 두 마리를 사서 넣었다. 4월 중순이 되니 연못의 금붕어들이 수초 주변에 모여 들며 산란을 시도한다. 작은 연못도 하나의 작은 우주다. 해마다 새 명명이 태어나고 또 죽어가기도 한다. 생로병사는 작은 연못에도 예외 없이 진행되는 것을 본다.
중국 정주에 있을 때는 늘 마스크를 써야 할 정도로 공기가 안 좋아서 콧물이 나고 기침이 나는 때가 많았다. 정주는 인구 1000만의 하남성의 성도라 자동차도 인구도 많고 더구나 대륙이라 주변에 산도 없어 공기가 좋을 리가 없다. 고성 고향집 주변이 산으로 둘러 있고 인근에 옥천사 연화산도 있어 틈틈이 등산도 하니 건강이 좋아지는 것 같다.
고성 고향집에 머물며 재충전
오후에는 고성읍내 커피숍에 커피도 마시며 글도 쓰고 지인들도 간간이 만난다. 고성읍내에도 작은 커피숍이 아주 많이 생겼다. 그런데 그곳에서 글을 쓰기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오래 자리를 차지 할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최근 규모도 크고 한적한 커피숍을 하나 발견해서 즐겨 애용한다.
비자 문제가 해결되면 다음 학기에 다시 중국으로 갈 예정이지만, 이번 학기는 고성 고향집에 머물며 디카시연구소 일도 보고 재충전하며 때로 해외 여행도 하며 뜻도 잘 모르고 봤지만 가장 강렬한 기억의 영화 <로마의 휴일> 같은 생의 최고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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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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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의 휴일> 같은 생의 최고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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