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강아지낭소 글그림 ㅣ 아르테 출판사
심선화
같은 동물이라도 그리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전부 다른 그림으로 표현되고 동물의 움직임과 눈빛 하나에 웃음과 감동이 교차한다. 동물들의 고달픈 삶은 그리는 작가도 있고 사랑스럽고 재기 발랄한 모습을 그리는 작가도 있다. 엉뚱한 상상력으로 동물을 그리는 작가도 있다. 누구는 그림을 통해 웃고 누구는 눈물짓고 누구는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키우던 '달래'를 떠나보내고 슬픔에 빠져있을 때 우연히 본 그림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생전 '달래'와 놀던 나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듯한 그림은 파스텔 색감만큼 따뜻한 화풍의 그림이었다.
그림 안의 흰색 강아지는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았지만 나를 위로 하는 소리가 마음으로 들려왔다. 역동적이지 않은 움직임인데도 나의 심장을 파고드는 울림이 있었다. 나와 나의 반려견의 모습을 보고 그린 게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 닮아 있었다.
가끔 위로의 말을 해주지 않아도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존재만으로도 감동을 선사하는 존재들이 있다. 그것이 나는 강아지라고 생각한다. 나조차도 대면하지 못하는 내 안의 슬픔을 강아지들의 눈을 통해서 마주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