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 것도 다 버려야 되는데" 고 노우빈 훈련병 엄마 공복순씨는 아들이 군대가기 전에 입었던 겨울 옷을 꺼내 어루만졌다.
이희훈
이렇게 엄마들의 삶에 작은 변화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김 하사의 경우 아직 국가보훈처의 심사가 남아 있다. 이 일병의 사례처럼 국방부에서 순직 처분을 받고도 국가보훈처가 국가유공자 혹은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하지 않으면 실질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
김 일병과 이 일병의 엄마는 다른 자식을 또 군에 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국가보훈처가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자식이 군에서 죽거나 상처를 입어도 다른 자식을 군에 보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돼 있어 사실상 통과가 요원한 상황이다.
이번 기획 6화, 8화의 홍정기 일병과 노우빈 훈련병의 사례인 군대의 허술한 의료체계 역시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관련 기사 :
뇌출혈 아들에게 두통약 몇 알 "군대는 원래 그런 거라고요?",
2384일 군대와 싸운 엄마, 피오줌을 흘렸다).
이런 개별적 사례를 넘어, 우리가 던져야 하는 본질적 물음. 군대에선 왜 사람이 죽을까. 왜 군대에선 사람이 다치고, 이들에게 '부적응자' 낙인을 찍어 전역시킬까. 왜 군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은 멈추지 않는 걸까.
약 두 달 동안 진행한 이번 기획을 통해 군 트라우마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간이 흐르고, 기사를 내보내고, 다시 군 피해자들과 소통하며 더 확신을 갖게 됐다. 국가 차원의 군 트라우마센터가 꼭 필요하다는 것 말이다.
행여 군에서 사고가 나더라도 ▲ 즉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 이후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처하며 ▲ 끝까지 피해자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이러한 장치를 통해 군을 견제하고 그 길의 끝엔 자정작용을 지닌 안전한 군대가 있길 바라는 생각.
이제 더 이상 피해 당사자들에게 그 짐을 떠안으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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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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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오늘 좋은 일이..." 아들 잃은 엄마의 들뜬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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