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건설회사의 문화마케팅

[디카시로 여는 세상 - 시즌2 중국 정주편 68] 정주의 명천그룹

등록 2017.11.07 17:40수정 2017.11.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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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카페
북카페이상옥

       책이,
       음악이,
       커피가
           -디카시 <이국의 북카페>


지난 연재에서 나는 카공족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정주의 몇 군데 카페를 가보았지만 최근에 가는 북카페는 특별한 데가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북카페인 줄 알았는데, 거의 매일 오면서 북카페 여러 직원들과 친분도 쌓여 이 북카페에 대한 정보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지금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 북카페는 단순한 영업만을 위한 목적은 아닌 게 분명하다.

정주 시내를 걸어 다니다 보면 "为了城市的明天。(도시의 내일을 위하여) 明天集团。(명천그룹)"이라는 광고를 자주 만난다. 明天(밍티엔)이라는 중국어 '내일'을 그룹 이름으로 삼은 명천그룹은 건설회사이다. 그룹 이름을 잘 활용하여 멋진 광고 문안을 내 건 것 같다.

 정주 시내 거리에 걸린 명천그룹 광고
정주 시내 거리에 걸린 명천그룹 광고이상옥

 2층 북카페로 가는 계단에도 '유년의 가을'이라는 테마의 그림전이 열리고 있다.
2층 북카페로 가는 계단에도 '유년의 가을'이라는 테마의 그림전이 열리고 있다.이상옥

 명천그룹 사옥에서 열리는 음악회.
명천그룹 사옥에서 열리는 음악회.이상옥

 명천그룹 사옥 북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독서도 하고 글도 쓴다.
명천그룹 사옥 북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독서도 하고 글도 쓴다.이상옥

이 북카페가 있는 건물은 아마, 명천그룹 정주 사무소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혹, 이것이 명천그룹 본사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처음 올 때는 이 건물이 문화예술회관 정도 되는 줄 알았다. 그림전시회, 음악회 같은 예술행사가 계속 이어져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이곳이 건축회사 사옥이라는 걸 알고는 깜짝 놀라웠다. 아, 이것이 바로 문화마케팅이구나! 정주 시내 곳곳에 명천그룹에서 짓고 있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들도 눈에 띈다. "도시의 내일을 위하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명천그룹이 건설하는 아파트니, 우선 신뢰감이 생긴다.

눈 앞의 이익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문화


명천그룹은 사익 추구에 앞서 사람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사운을 걸고 아파트를 건설할 것만 같은, 전혀 한 점 의심도 생기지 않는 무한한 신뢰를 불러일으킨다. 당장 눈 앞의 이익을 위하기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문화, 그 문화마케팅이 중국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번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냥 이유 없이 그런 마음이 든다.
덧붙이는 글 지난해 3월 1일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문화마케팅 #명천그룹 #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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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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