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서점 '동반북스'
심선화
반려동물 천만 시대. 대통령도 유기견을 입양해서 키우는 대한민국인데 반려동물 서점 하나쯤은 있어도 될 때가 됐다. 여기 의정부시에서도 가장 옛 동네에 속하는 가능동에 10평 남짓한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반려동물 전문서점 '동반북스'가 있다.
서점을 채우고 있는 도서는 강아지와 고양이에 관한 소설, 에세이, 인문, 그림, 사진, 일러스트, 잡지 등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책과 독립출판물을 포함해 약 130여 종의 도서로 채워져 있다.
바로 내가 운영하는 책방이기도 하다. 서점의 특성상 대부분 반려동물을 키우는 손님이 다녀간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어릴 적 슈퍼에서 과자를 고르는 재미보다 책 대여점에서 책을 고르는 재미를 더 탐닉했다. 책을 끝까지 안 읽는 일이 태반인데도 왜 그렇게 대여점을 들락날락했는지 잘 모르겠다.
죽을 때까지 다 읽지 못할 것 같은 수많은 책들이 채워진 그 공간이 좋았을까 아니면 미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가 책 한 권 한 권 사이에 숨어 있다는 그 신비감이 좋았으려나. 그도 아니면 그저 책방에 가는 행위를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책을 구매할 때는 서점에 직접 방문한다. 보고 만지고 고르는 즐거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탓이다. 약속 시간이 남았을 때 커피숍보다 서점을 먼저 찾는 걸 보면 먹는 행위보다 읽는 행위를 우선시하는 건 변함이 없는 듯하다. 요즘 동네 책방도 많이 생겨나고 책방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하던데 '나'처럼 책방을 탐닉했던 사람들이 꽤 많았구나 싶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다가 우연히 보고 들어오는 손님,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불 켜진 간판을 보고 들어오는 손님, 하루 종일 강아지똥만 치우다 하루를 보내는 견주들, 당최 속을 알 수 없는 고양이의 시중을 드는 집사들, 14살 된 노령견을 신부전으로 보낸 아주머니, 하교 후 마땅히 갈 곳 없는 초등학생들 등등이 책방에 다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