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보도 후 작업자들이 백제보 상류 왕진교 다리 밑에 걸렸던 쓰레기 섬 제거를 위해 더미 위에 올라가 있다.
김종술
금강 '유령공원'이 깔끔하게 단장했다. 강 위에 즐비했던 쓰레기 섬도 하나둘 제거됐다.
지난 24일 금강에 사람들이 몰려왔다. 참, 오랜만이다. 하지만 마냥 즐거워할 일은 아니다. 골칫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날 아침 백제보 상류 왕진교 아래 수변공원에 갔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니 잡초가 빼곡하게 웃자라 있다. 세금 들여 만든 전망대와 의자, 평상 등 시설물이 잡초와 나무에 뒤덮여 있다.
그때 기계음이 들려왔다. 대형트랙터가 유령공원을 향해 굉음을 내며 맹렬히 달려왔다. 풀숲에 몸을 숨기고 있던 고라니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부리나케 재빨리 몸을 피했다. 그렇다. 그날(제초작업)이 온 거다. 1년에 한두 번 열리는 유령공원 단장하는 날이다.
야생동물의 수난의 날이기도 하다. 트랙터 소리에 놀라 유령공원에서 뛰쳐나간 야생동물들이 도로에서 죽음을 당해서다. 이날도 유령공원 옆 도로 하늘 위로 쉴 새 없이 급브레이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스팔트 위에 너구리와 고라니 사체가 나뒹굴었다. 유령공원 단장이 야생동물의 '로드킬'로 이어졌다. 4대강 사업은 손 대도 문제, 안 대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