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이상옥
가장 순수한 가슴에단 한 번 내리는 신의 선물- 이상옥의 디카시 <황순원의 소나기>
어린 가슴에 가장 깊이 박혀 있는 순결한 첫사랑에 대한 기억은 알퐁스 도데의 <별>과 황순원의 <소나기>다. 이 두 소설을 읽으며 지상에서 가장 귀한 축복이 순수한 사랑이라는 정서라고 생각했을 법하다.
오늘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개념도 많이 바뀌어버렸지만 시공을 초월하여 순수한 사랑의 정서적 원형이 <별>의 스테파네트 아가씨와 목동, <소나기> 윤초씨네 손녀와 소년 사이의 그것만큼 고스란히 잘 드러난 것은 아마 찾기 힘들 것이다.
언제부턴가 작가를 문화콘텐츠로 하는 문학관이 지역마다 들어서기 시작했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는 말마따나 역시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문화나 예술로 귀결되기 때문에 작가를 문화브랜드로 지역을 알리는 작업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되지 않겠는가.
한국의 많은 문학관 중에서도 황순원문학관 소나기마을은 좀더 특별하다. 북한강변을 따라 소나기마을 가는 길도 매혹적이다. 커피숍, 미술관, 전원주택 등이 즐비하여 한 폭의 그림 같이 아름답다. 양평 소나기마을은 서울 근교라 근접성도 좋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양평의 황순원문학촌 소나길마을이 조성되어 품격 높은 문학 테마공원으로 사랑을 받은 것은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간다는 것이다"라는 이 한 문장이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