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사무실을 만들기 위해 학부모들이 페인트칠 준비를 하고 있다.
신도고 학부모회
하지만 신도고의 이번 작업과정은 달랐다. 업체에게 돈 주고 맡겼으면 편했을 텐데, 이 학교는 왜 그랬을까?
송의열 교장은 "학부모님들이 쓸 공간이니까 학부모회가 스스로 논의하고 자율로 참여해서 사무실을 만드는 게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막상 학부모들이 사무실 만들기를 주도하다 보니 사무실의 주인으로서 자부심도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행정실장도 "학부모실 새로 만들기도 자연스럽게 올해 학부모회 활동이 된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재능기부를 했기 때문에 인건비가 들지 않아 지금과 같은 멋진 사무실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신도고에서 이 학부모실을 만들면서 쓴 돈은 모두 549만6800원. 교육청 지원금에다가 싱크대와 냉장고 사는 돈 49만6800원은 학교에서 보탰다. 이 학교가 만든 '예산집행 내역서'를 보니 인건비 항목이 아예 없었다.
하지만 학교가 '을'의 위치에 있는 학부모, 그것도 '학생들의 어머니'들을 이른바 '노력동원'한 것은 아닐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해 손성화 학부모회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학부모실이 새로 생긴다니까 공지사항에서 이런 내용을 본 학부모들이 무척 좋아했죠. 자발적으로 사무실을 만들기 위한 모임을 만들었어요. 처음엔 힘들긴 힘들었어요. 하지만 우리 학부모들이 사무실을 직접 만든 거니까 우리 것이란 마음이 더 들어요."송 회장은 "이제 학교 밖 카페에서 하던 학부모 모임을 학교 안 사무실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맘껏 열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우리들이 만들었으니까 우리 것이란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