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 정가람 대표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
아내가 드디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남편이 일반 영리기업을 떠나 사회적경제 분야로 온지 어언 4년. 그동안 아내는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는 남편과는 별도로 강동구 주민으로서 뮤지컬 작가라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를 넘나들으며 지역활동을 했는데, 드디어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옆에서 지켜 보건데 모든 협동조합이 그렇듯 아내의 협동조합 설립도 그리 평탄치만은 않았다. 처음 마을공동체 커뮤니티 '마을극단 밥상'으로 시작했지만 그 지향과 관련하여 여러 부침들이 있었고, 그 구성원들 대부분이 엄마였던 만큼 시공간 제약도 많았다. 연습 좀 할 만 하면 칭얼대는 아이들과, 조합원들과 속 시원하게 이야기 좀 할 만 하면 언제 집에 오냐고 재촉하는 남편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그 구성원들은 꿋꿋하게 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최근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도 선정되어 열심을 사업을 꾸리고 있는 중이다. 협동조합의 이름은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이하 '아이야'). '나'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예술들판을 꿈꾸어서 '아이야'라고 했던가.
흔히들 사회적경제는 마을공동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말한다. 사회적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혁신형 사업을 펼치고 지역의 생산과 소비를 재조직하는 지역화 전략인데, 이를 위해서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마을공동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 대기업보다는 우리 동네에서 우리의 실정에 맞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고민하던 철수 아버지가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믿음. 따라서 마을공동체는 사회적경제의 울타리이기도 하지만 사회적경제의 시작이기도 하다. 마을의 필요와 열망이 모여 마을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비록 이론적으로는 마을공동체에서 마을기업이 탄생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실제 마을공동체의 사업들이 마을기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 커뮤니티나 동호회 수준인 마을공동체가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절차와 지식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웃들끼리 친하고, 취미 활동이 사업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막상 그것으로 사업을 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니 마을공동체에서 마을기업과 협동조합이 나오기 어려울 수밖에.
그런데 아내가 그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냈다. 마을공동체부터 시작해서 사회적경제 조직을 만든 것이다. 따라서 아이야는 현재 강동구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있어 매우 소중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비록 마을기업의 인증은 받지 않았지만, 마을에서 시작해서 마을의 필요와 열망을 안고 마을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협동조합으로서 지역의 롤모델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은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무국장으로서 아이야 정가람 대표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왜 하필 협동조합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