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선거로 읽는 한국 현대사> 속 내용
최은경
- 대통령이 될 만한 그릇·자질·덕목은 어떠해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할 만한 연륜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질문은 사회 어른들이나 10, 20대의 청년들에게 해야할 것 같습니다. 사회 어른들은 일상생활을 살아가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식과 세상 살아가는 이치를 말해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생각하지 못할 창의적이고 참신한 생각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만들어 나가야 할 세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최근에 나온 기사에 한국출판인협회의 '책 읽는 대통령이 보고 싶습니다'는 캠페인이 재미있었습니다. 대통령 후보자나 대통령의 서재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습니다. 대통령의 의복, 화장, 언설 따위에 관심을 두지만 대통령의 서재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조선시대 임금들이 유교 경전을 두고 경연을 했던 것과 비슷하게 대통령과 행정장관들이 책읽기 모임을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 선거권을 처음 누릴 젊은이한테 들려주실 이야기라면? "나의 선택이 나의 역사를 만든다고 하잖아요. 젊은이들은 역사 한가운데 있으며 젊은이들의 선택이 곧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책의 마지막, 부록으로 실은 '대통령 취임사로 읽는 시대정신'에서 '다음 (대통령) 취임사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몫이 아닐까?'라고 한 건 그런 의도에서인가. "네. 그리고 부록으로 실은 취임사는 왜 다른 곳에는 감동을 주는 취임사가 많은데 우리는 그렇지 못할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취임사는 선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데 대통령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우리나라 선거 연령에 대한 생각은?"2017년 5월 9일에 19세가 안 된 청소년들은 23, 24살에 대통령 선거를 하겠네요. 이런 생각이 납니다. 1947년 입법의원에서 청년들의 선거권 참가 연령을 정할 때 20세냐 25세냐를 두고 논쟁이 있다가 결국 23세로 정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5월 9일 생일이 지나지 못한 19세의 청소년은 23세에 대통령 선거를 할 수 있으니 1947년과 2017년이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운전면허도 18세면 가능하고, 공무원 임용도 18세면 가능합니다. 혼인 적령도 18세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18세에 선거권이 허락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18세 선거권은 144개국, 19세 선거권은 한국이 유일하다지요? 선거 가능 연령은 18세로 조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시민들이 국정에 참가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가 선거인데 이에 대한 문제가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거법이나 선거제도의 미비점을 끊임없이 고쳐나가야 합니다. 한 예로 박정희 정권 때도 신민당이 공화당과 득표율이 같거나 조금 높았지만 의석점유율은 반대였습니다.
공화당의 의석점유율은 언제나 2/3였습니다. 이런 결과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고 지방의원의 경우 더 심각하다고 합니다. 정당득표율과 지방의회, 국회의원의 의석 점유율의 불일치는 계속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연동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개선이 필요합니다."
- 그럼에도 '10대는 정치적 판단력, 분별력이 없다'는 소리를 하는데.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민주주의 현장에 10대는 항상 앞장섰고 현장에 있었습니다. 2016년에도 2017년에도 촛불집회에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사실 4·19혁명은 3·15부정선거를 반대하는 집회에서 비롯됐습니다. 3·15부정선거 반대시위는 3월 내내 전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의 시위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리고 부정선거 시위가 4·19혁명으로 바뀐 계기도 부정선거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김주열 때문이었는데 그도 고등학생이었습니다.
미국소고기수입반대 촛불 시위 때도 10대가 앞장섰습니다. 앞장서서 부패한 현실을 알렸고 잘못된 관행과 정책을 밝혔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1월 3일 학생의 날의 유래도 광주고등학교 학생들의 반일시위가 발단이 되고 전국적으로 반일운동으로 퍼진 것은 10대의 학생들이었습니다."
- 공약(公約)이 빈 약속(空約)이 되지 않게 하려면 감시 외에 또 어떤 대안이 있을까?"선거 때만 되면 정책 분석이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공약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필요하겠지요. 저는 전문적 시민기자의 활동이 다양한 분야에서 나오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민기자의 활동? 좀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하는지 알고 싶다."한국 사회에서 인터넷은 모든 연령에 직접적 영향을 줍니다. <오마이뉴스>의 경우 비교적 자율적으로 시민기자의 활동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좀 더 확장하자면 예를 들어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나온 다양한 공약과 구호들이 다음 대통령 선거 때까지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아니면 말바꾸기, 아니면 선거때만 내놓는 공약인지 계속적인 점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한 정책에 관심 많은 시민기자의 활동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시민기자들 가운데 관심 분야가 비슷하면 함께 짝을 이루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0대와 통하는 선거로 읽는 한국 현대사
이임하 지음,
철수와영희, 2017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5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공유하기
"38년 동안 대통령 단 3명, 왜 그랬냐면"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