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규 PD
이영광
"독립 저널리스트들이 기성언론에 위축되지 않으면 좋겠어요"- 그토록 만나고 싶던 정유라를 덴마크구치소에서 처음 만난 거잖아요, 느낌이 어땠어요?"정유라를 인터뷰 한 후 나왔을 때 기분은 굉장히 짜릿했죠. 취재에 대한 성공 부분도 있었잖아죠."
- 여러 가지를 물어보셨던데 정유라는 막힘 없이 말하는 느낌이더라고요.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한 느낌이었어요."제가 인터뷰를 하고 한국에 들어와서 보도나 특검 발표를 봤을 때 그 당시 정유라가 했던 말은 거짓임이 다 드러났죠. 그 당시에도 사실상 준비된 답변이란 것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처음 심경이 어떠냐고 물었을 땐 아이가 보고 싶다며 눈물도 글썽이고 처음 맞닥뜨렸을 때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어요. 하지만 여러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는 마치 예상한 질문을 받듯이 준비된 답변을 했어요. 상당히 준비를 많이 했고 변호인 등 제3의 인물에게 조력을 받았다는 느낌이 있었죠."
- 준비를 많이 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언제 닥칠지 모르는 것에 대한 준비를 한 것일까요. 아니면 준비가 끝났다는 판단 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일까요? 즉 자신의 위치를 일부러 흘렸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혹에 대해 명확히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그걸 설명하는 모습에서 상당히 준비된 듯한 모습도 엿보였습니다. 한국의 뉴스나 기사에 나오는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들을 보며 변호인이나 아니면 다른 누군가와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위치를 흘린다는 건 다소 무리가 있고요. 예견치 못한 상황에서 체포된 거에서는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동영상을 보면 거기에 기자들이 있던데 그들은 인터뷰를 안 한 건가요?"(정유라가) 기자들이나 특파원에 둘러싸여 있었죠. 저는 들어가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추면서 제 소개를 하고 몇 가지 질문을 하겠다고 하고 인터뷰 주도권을 가지고 이어갔어요."
- 준비한 질문이 12개 정도라고 들었어요. 시간이 얼마 걸린다는 예상이 나올 텐데 10분 정도 밖에 못했어요. 아쉽진 않았어요?"시간이 충분하면 준비한 질문을 다 하고 대답에 대해 거짓이란 걸 증명하고 반론을 받거나 해야 했는데 전혀 못 하고 준비한 질문을 다 하지 못 한 부분은 아쉬워요. 하지만 그래도 다양한 질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자체가 큰 소득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 정유라 성격은 어때 보였어요?"인터뷰하는 과정에서는 차분한 모습을 보였지만 96년생으로 20대 초반이라 어려요. 그리고 평소 돌발적인 성격으로 알려졌는데 인터뷰 한 날은 차분하게 했어요."
- 인터뷰를 끝내고 허망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그런 게 있었죠. 허망하다기보다는 준비한 질문을 다 못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컸고 충분한 대답을 못 했다는 부분도 아쉬움이 컸어요. 그리고 10분은 찰나잖아요. 10분 정도 정유라를 보기 위해 취재비를 쓰고 독일에서 찾아다니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죠. 이 한 찰나를 위해서 이렇게 일을 하는 것인가란 생각이 잠시 들었어요."
- 이후 접촉 시도를 하셨어요?"아니요. 저희 체류 기간이 얼마 안 남았었기 때문에 다시 정유라를 면회해서 재인터뷰를 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또한, 거기 법 자체가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면회 자체도 안 돼요. 나머지 추가 취재가 필요한 부분은 서울에 와서 생각해 보자고 해서 철수한 거죠. 체류기간이 공교롭게도 정류라를 만난 시점에서 이틀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돌아와야 했죠."
- 혹시 이후 기회가 생긴다면 뭘 묻고 싶어요?"이대 부정입학 관련해서 좀 더 묻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출산해서 19개월 된 아이가 있잖아요. 출산을 도와준 의사가 누구인지도 되짚어서 묻고 싶고 세월호 7시간과 관련,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가 없는 지 다시 확인하고 싶어요."
- JTBC가 정유라 체포 과정을 보도해 논란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이게 논란이 되는 것을 현지에서도 기사를 통해 봤어요, 앞서도 얘기했지만, 이가혁 기자 혼자 독단적으로 판단한 거 같지는 않고 내부에서 협의가 있었겠죠. '이것을 옳다, 그르다'로 얘기하기보다는 저 같으면 며칠을 기다려서라도 나오면 인터뷰를 시도할 거예요. 끈질기게 기다리면서 계속 안 나올 것 같으면 그 자체를 상황별로 보도했을 거예요. 페이스북으로 방송을 내보내든지 어떤 식으로든 방송을 보내면서 정유라와 접속하려고 시도했겠죠. 제가 먼저 경찰에 신고하진 않았을 거예요."
- 물론 언론학이나 언론계에서 생각해 볼 지점이 있고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논란이 무의미해 보이는데."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분이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정확히 말하기 어려워요. 취재 윤리에 맞는지부터 의견이 분분한데 앞서도 얘기했지만, 이것이 취재 윤리에 맞는지 그른지를 얘기하기 전에 저 같으면 다른 방법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독립 저널리스트들도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정보 등을 준비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 기성 언론에 뒤지지 않는 보도물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우리나라 독립 저널리스트는 지위도 인정 안 되고 취약하잖아요. 기성 언론에 뒤처지지 않는 보도를 얼마든지 독립 저널리스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취재 목적에 뒀어요. 성공했기 때문에 이걸 좋은 선례로 저 말고도 독립 저널리스트들이 기성 언론에 위축되지 않고 잘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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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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