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국 선생 조형물은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 김운성 작가가 제작해 선생의 27주기 추모제인 11월 12일에 맞춰 건립할 계획이다. 사진은 디자인 시안 중 하나다.
김은성
- 선생께서는 한반도가 핵무기 실험장이 되면 민족이 다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하셨습니다. "요산재에 살 때였어요. 천안 시내를 다녀오신 오빠가 '이 놈의 백성은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는 것에 미쳐 있다. 작은 도시에 여관이 몇 개고, 노래방이 몇 개고, 술집이 몇 개인 줄 모르겠다!'면서 개탄스러워 하셨어요.
그러면서 '일본 사람들은 책을 읽는데 한국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 큰일 나는 줄 안다. 책을 읽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개돼지가 된다. 정신 안 차리면 한반도가 핵무기 시험장이 될 수 있다. 일제 시절에는 차례차례 죽었지만 핵무기가 터지면 한민족 모두가 죽을 수 있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나라도 민족도 망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안타까워하셨어요."
- 역사에 대한 말씀도 남기셨지요."한민족은 원래 인심이 넉넉한 민족이었는데 일제에 의해 이 지경이 됐다면서 나라와 민족을 망친 인물로 이성계, 이완용, 이승만을 꼽았어요. 우리 민족이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고 그대로 요동정벌에 나섰다면 대륙의 기질을 가진 우리 민족은 웅대한 민족이 됐을 것인데 이성계가 반역하는 바람에 당파 싸움이나 하는 좀스러운 민족으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했어요.
오빠가 가장 가슴을 친 것은 현대사였어요. 친일파 이완용은 가렴주구로 번 재산을 지키기 위해 나라를 팔아먹고,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독립운동세력은 이승만에 의해 말살되고 친미파로 둔갑한 친일파들이 득세하면서 나라와 민족이 어떻게 되든 나만 잘살면 된다는 풍조가 만연해졌다고 탄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