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동 방석집 거리강풀의 <바보>에도 등장했던 곳
이희동
문제는 그와 같은 '방석집'들을 쉽사리 정리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강동구청은 계속되는 민원으로 2015년 10월 이 거리를 정비하기 위해 10개 부서로 구성된 TF팀을 기반으로 변종업소 우선정비추진단을 꾸려 변종업소 단속강화, 자진폐업 및 전업 유도, 건물주 설득을 해왔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방석집'을 철거하기 위해서는 매입이든, 임대든 건물주의 동의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건물주들이 '방석집'들로부터 걷어 들이는 월세 약 100만 원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이상, 그것을 대체할 만한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었다. 혹여 '방석집' 한 군데가 나간다 한들 주변에 '방석집'이 많은 그곳에 과연 어떤 업체가 들어와 꼬박꼬박 월세를 낼 수 있을까. 그것은 단순히 '방석집'을 내보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엔젤공방'의 탄생변종업소 거리에 대한 지속적인 민원과 뾰족이 떠오르지 않는 대안. 이때 강동구청이 떠올린 묘수는 '엔젤공방'이었다.
강동구청은 그동안 지역의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엔젤존', '엔젤샵'을 운영해 왔는데(
월세도 없는데 관리비도 0원... 서울에 이런 사무실이),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성내동 '방석집' 거리에 '엔젤공방', 즉 공방의 형식으로 사회적경제 조직을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방석집'이 나가면, 그곳에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경제 조직, 특히 청년공방을 유치하여 그 일대를 점차적으로 '엔젤공방'거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구청은 비록 지금은 많은 '방석집'들로 인해 우중충한 분위기이지만, 젊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들어오면 지역이 달라질 것이라고 건물주들을 설득했다. 사회적경제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사회적경제조직이 밀집하게 되면 그 지역의 경제가 살아날 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와 함께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