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이런 하늘을 보고 눈을 뜰 수 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이영섭
육지와는 조금 다른 제주 부동산의 흐름제주로 이주를 하는 많은 분들이 마당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제주에 집을 알아보면서 최우선순위는 단독주택 건축이나 매매인 경우가 많다. 우리 역시 그랬으니까.
단독주택을 포함해 제주로 이주해오는 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거주 형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이에 아직 육지 물이 덜 빠진 초보 이주민의 시각으로 본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적어보았으니 제주 이주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① 토지를 매입하여 새로 집을 짓는 경우제주뿐 아니라 귀촌을 하는 많은 분들이 선택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미 제주에 구입해 둔 토지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갈 길이 험난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단 현재 제주에는 개인이 매입하여 집을 지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땅이 전무하다.
쓸만한 땅은 전문 업자들이 모두 매입하여 조금씩 거래량을 조절하는 상태고, 가끔 매물로 올라오는 토지는 현지인들이 혀를 찰 정도로 높은 가격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집을 지어줄 업자를 선정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 한 해 제주에는 사상 최대의 신규 분양 열풍이 불어 셀 수 없이 많은 아파트와 빌라, 타운하우스가 지어졌다. 문제는 그 건축 열풍이 아직도 식지 않아 건축관련 업자들 대부분이 이런 대규모 공사에 투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토목과 전기 등 건축 관련 회사에 근무중인 분들과 얘기해본 결과 개인이 짓는 주택에 대해서는 아예 수주를 받지 않을 정도라 한다. 건축비도 부담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평당 400만~450만 원 정도이던 단독주택 건축비가 최근에는 650만 원 이상으로 올랐다.
집을 지어줄 업자를 찾기도 힘들고, 찾아도 건축비가 부담인 상황,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 아니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그나마 다행이다. 비용부담보다 더 큰 현실적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들어 몇몇 언론에서도 보도된 바 있지만 서로 간의 유대 관계가 강한 시골 마을에 외지인이 들어가 집을 짓는다는 건 여러 가지 법적, 감정적 분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A씨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제주시 외곽에 마당 있는 집을 짓기 위해 1년 넘는 시간을 허비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아파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보다는 마을 주민들과의 다툼이었다.
A씨가 매입한 땅은 오랫동안 공터로 방치되어 마을 주민들의 공용 주차장 겸 텃밭으로 활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건축을 위해 측량을 하는 순간부터 시작된 마을 주민들과의 갈등은 급기야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A씨는 건축을 포기하고 땅을 다시 매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재미있는 것은 이 땅을 새로 매입한 분 역시 육지에서 제주로 이주를 준비중인 예비 이주민이라 하니, 앞으로의 험로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