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6코스를 걷다보면 서귀포 이중섭 거리로 이어진다. 올레길이 생기기 전에는 불량청소년들이 모여들여 골치를 썩던 곳이라 한다.
이영섭
전혀 연관성도 없는 동남아 관광지 등과 비교당하며('제주도 갈 바에는 동남아 가겠다'가 대표적이다) 구닥다리 관광지 이미지를 갖고 있던 제주도는 올레길과 함께 완전히 다시 태어났다.
지난 2015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레길을 걷기 위해 찾아오는 올레꾼 숫자만 연간 120만 명, 누적 방문자 수는 56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제주 올레길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 여행 트렌드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제주올레를 주도한 서명숙 이사장조차 국내에서 트레일 문화가 이렇게 빨리 확산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올레길 걷기 열풍으로 인해 제주도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에 성산일출봉이나 OO랜드, □□박물관만 구경하며 "제주에는 참 볼 것도 없고 음식값만 비싸구나"라며 외면했던 사람들이 올레길을 따라 걸으며 제주의 마을과 숲, 오름, 토속 음식 등과 같은 속살을 접하게 됐다. 이로 인해 제주도 사람들의 진짜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한편, 이러한 올레길 걷기 문화가 대중화돼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없었던 또 다른 여행 문화가 파생돼 태어났다. 젊은 엄마와 아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제주 한 달 살이'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