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고등학교 1학년 경기 우승팀. 갑작스레 한 팀이 된 기자와 김경관 장학관을 친절하게 맞아준 아이들.
이민선
'학교 폭력'이 사라진 것은 따지고 보면 '서비스'였다. 일부러 없애려고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는데, 저절로 사라졌다는 의미다. 김 교장은 "의도한 것은 아닌데, 아이들끼리 즐겁게 놀다 보니까 저절로 사라졌다. 축구시합을 하면서 서로 친해지다 보니 싸울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축구를 잘하기보다는 즐겁게 축구하기'를 강조하는 하이리그 꿈의학교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결정적 역할을 했으리라 예상됐다. 지나친 경쟁이 없으니 축구를 잘하는 아이가 못하는 아이를 타박할 이유도, 못하는 아이가 주눅이 들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축구장에는 서로 즐기는 분위기가 흘렀다. 헛발질했다고 손가락질하는 아이도 없었고, 상대편에게 어이없게 볼을 빼앗겼다고 타박하는 아이도 없었다. 실수하면 서로 손을 들어 "파이팅!"을 외치거나 '괜찮아'라는 마음이 담긴 가벼운 박수를 보낼 뿐이었다.
아이들은 갑작스레 한 팀이 된 아버지뻘 되는 기자와 장학관(김경관 경기도 교육청 꿈의학교 담당)에게도 무척 친절했다. 실력이 못 미더워 패스를 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패스해 주었다. 바지런하게 움직여, 느려터진 선수인 나 때문에 생긴 공격과 수비의 허점을 보완하기도 했다. 덕분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그렇다고 경기가 설렁설렁하지는 않았다. 볼을 향해 달려드는 기세가 프로 선수 못지않게 맹렬했다. 경기가 과열되자 선수끼리 서로 부딪쳐 잠시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쳤는지,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선수도 있었는데, 이것이 김 교장이 가장 겁내는 일이었다.
기자와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김 교장, 한 선수가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자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며 운동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다치면 정말 힘들어요. 학부모들 항의 때문이죠. 한 학부모는 못된 목사가 아이를 꼬드겨서 축구를 시켜 병신 만들어 놓았다며 '유괴범'으로 고소하기도 했어요. 그로 인해 아이 장래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했으니 보상해 달라는 거죠. 그리 큰 부상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판사가 그 학부모한테 지금 아이 어디 있느냐고 묻고는 집에 있다고 하자, 픽 웃으며 이런 것 가지고 고소하는 거 아니라고..."어른들만 하는 줄 알았던 운영위원 하니 어깨가 으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