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의 전국구팟캐스트 이미지
정봉주의 전국구
책은 '정봉주의 전국구' 방송 내용을 재편집한 대화록 형식이다. 주제별로 구획된 각 장의 앞에 해당 주제에 정통한 게스트나 진행자가 쓴 짤막한 글이 실려 사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다.
본문에선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 박주민 변호사, 코리아연구원장 김창수 박사 등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진단과 분석이 이어진다. 소문난 진행자들의 적절한 개입, 통쾌한 정리는 또 다른 재미다.
<끝까지 물어주마>의 가장 큰 매력은 사안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한다는 점에 있다. 이들이 다룬 주제 가운데 일찍이 다루지 않은 내용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하나도 우리 사회가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문제를 알고 있으나 거대한 장벽에 부딪혀 지나친 문제들을 '정봉주의 전국구' 팀이 끝까지 물고 놓지 않는 것이다. 이들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한 각 주제는 끝난 것이 아니다.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게 아니다"는 요기 베라의 말처럼.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세 번째 장, '왜 폭증하는 가계부채 내버려두는가?'였다. 폭증하는 가계부채, 특히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빚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활동하는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와의 방송은 한국사회의 맨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시간이었다.
사회가 주목하지 않고 통계에서조차 몰아내고 있는 서민의 삶이 어떠한 지경에 이르러 있는지 알리려는 그녀의 노력으로부터 한국사회의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었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연체가 없는 제도금융권의 가계부채만 1200조에 이른다는 통계. 그리고 어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수많은 채무자들. 규모도 숫자도 잡히지 않는 부채가 한국사회의 수많은 서민들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는 동안 국가는, 정부는 어디에도 없다.
정부가 외면하는 현실, 그 현실 가운데서 싸워온 제윤경 대표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긴 세 번째 장은 다른 장들과 마찬가지로 익히 알고 있음에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국의 오늘을 낱낱이 까발린다.
하지만 제 대표와 진행자들이 견지하는 끈끈하고 질긴 태도는 독자들로 하여금 암담한 현실 가운데서도 절망하지 않는 법을, 변함 없는 현실 속에서도 낙담하지 않는 법을 몸소 보여주는 듯하다.
제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제20대 국회에 들어가게 됐다. 제도권 밖의 문제를 들고 제도권 안으로 진입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그녀의 활약을 더욱 유심히 살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끝까지 물어주마 - 왜가 사라진 오늘, 왜를 캐묻다
정봉주 외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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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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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셀러 시대, 돋보이는 <끝까지 물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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