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성 유적 공원 안에는 유독 참새들이 많았다. 상나라 때에도 이런 모습으로 지저궜을 것이다.
이상옥
어느 날 탕왕이 시종들과 교외로 나가서 사냥꾼을 만났다. 그때 탕왕은 사냥꾼이 동서남북 빈틈없이 그물을 치고 "천지 사방에서 날아드는 새들은 모두 내 그물에 걸려라"고 비는 것을 보았다. 이에 탕왕은 세 쪽 방향에 친 그물을 걷게 하고, "왼쪽으로 가고 싶은 놈은 왼쪽으로 날아가고, 오른쪽으로 날아가고 싶은 놈은 오른쪽으로 날아가라, 명령을 어기는 놈만 내 그물에 걸려라"고 비는 말로 고치게 하였다고 한다. 이런 일화 속에도 왕도정치를 할 만한 인물됨을 보인다.
달기에게 빠져 상나라를 망하게 한 주왕 하왕조 마지막 왕 걸왕이 말희라는 절세 미녀에게 빠져 폭정을 펼치다 탕왕에게 멸망하였듯이, 탕왕이 세운 상나라 마지막 왕 주왕 역시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절세 미녀 달기에게 빠져 멸망하게 된 것도 참 아이러니하다.
왕조의 흥망성쇠는 최고 권력자의 리더십에 달렸다. 오늘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글로벌 시대 나라마다 무한 경쟁을 펼치는 국면에서 국가지도자의 역할은 왕조시대 못지않다 할 것이다. 누가 국가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 국가의 명운이 달렸다고 생각하면, 그 막중한 책임을 능히 감당할 만한 준비된 그릇이 아니고서야 어찌 자칭 지도자로 나서겠다고 명함이라도 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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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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