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생들이 한국 대학생들보다 더 검소하고 성실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상옥
한국 사회가 사회적 지위나 체면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나'라는 개인으로보다 '누구'의 아들로, 어느 가문의 한 일원이라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좀 자유롭지 못한 것도 분명하다. 물론 이걸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런 체면 때문에 개인의 행복추구권이 제약을 받아서는 곤란하다.
중국에서 느끼는 자유로움중국에서 내가 느끼는 자유로움은 한국에서는 맛보지 못한 것이다. 60이라는 제법 적지 않은 나이지만 대낮에 선글라스를 끼거나 타이트한 청바지에 빨간 캐주얼화를 신고 다녀도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진다. 나로서는 익명의 공간이니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중국은 한국사회보다 이런 점에서도 좀더 자유로운 거 같다.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나 스스로 위축되어 좀 눈이 부셔도 대낮에 선글라스 쓰는 것을 절제했고, 옷이나 신발의 색깔마저 고려해서 착용했던 것이다. 검정색 혹은 남색 정장 정도를 무난하게 생각하고 그런 톤의 양복만 입었던 것 같다.
대학로에서 만나 노숙인은 거의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지만 영혼 하나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운 것 같다. 그를 정주의 디오게네스라고 호명하기로 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유하기
영혼 하나만은 자유로운... 정주의 디오게네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