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찰 수사본부가 설치된 사건들
공갈만
전쟁 시 군 부대에 중대·대대·연대·사단 단위 전투가 있듯이, 수사본부 또한 경찰서 자체로만 수사하기 힘들 때는 상급기관의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이 들어간다. 충남 보령 청산가리 독극물 사건은 충남 보령경찰서 형사들과 충남지방청 광역수사대 인력이 더해졌다. 지방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하여 수사본부를 차렸다. 매일 한 번 회의를 개최하고 수사내용을 점검해야 했다. 4월 29일 발생한 보령 청산가리 독극물 사건은 9월 10일 용의자를 대전지검 홍성지청으로 구속 송치했다.
수사가 가장 길었던 사건은 강호순 검거일 것이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여성 실종 사건이 접수되자 2007년 1월 3일 수사에 착수했다. 그중 실종자 3명의 휴대전화가 모두 경기도 화성시에서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시체 은닉 장소로 화성을 지목했고 화성연쇄살인이 재현됐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전경 부대가 화성 일대에 투입돼 시체 은닉 장소를 찾았고 이 같은 수색은 주민에게 심리적 압박을 줬다. 민원이 빗발치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4월 화성에 서부경찰서를 하나 더 짓게 했다. 강호순은 서부경찰서가 세워진 후인 2009년 1월 24일 긴급 체포됐고 2009년 2월 3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으로 송치됐다.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을 두고 지방청장이 수사본부 사건보고를 받고 진척이 없느냐며 재촉했다. 그러자 한 경찰 간부는 수사본부가 꾸려진 사건은 기본적으로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고 한다. 즉, 수사본부가 설치된 사안에서 '50일' 경과 시점을 문제 삼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백희정씨에게서 자백을 받았어도 다시 원점에서 하나씩 따져 들어가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그러지 못했다.
항소심에서 변호인은 검찰을 향해 7월 2일 백경환씨의 이동 경로를 입증할 CCTV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자 검찰은 "백경환씨가 다른 차를 운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증거로써 의미가 없어서 제출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