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저요오드식 기간동안 하루 150g 이하의 육류 섭취가 가능하다.
강상오
나는 육류를 아주 좋아 한다. 다행히 저요오드식 기간 동안 고기 섭취를 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는다. 대신 많이 먹지 말고 하루에 150g 이하의 소량만 섭취하라고 한다. 150g이면 1인분 정도의 양이다. 보통 고깃집에 가면 2명이서 3인분, 3명이서 5인분을 '기본'으로 생각하는 나에게는 적은 양이지만 저요오드식 기간 동안 떨어진 기력을 회복하는 데는 고기가 유용했다.
하지만 고기를 먹을 때 꼭 필요한 '쌈장'은 먹을 수가 없다. 대신 참기름에 후추와 무요오드 소금을 넣은 '기름장'으로만 고기를 먹어야 한다. 이렇게 먹다보니 150g만 먹어도 고기를 충분히 먹은 느낌이 들었다. 역시 고기 먹을 때는 쌈장이 있어야 한다.
저요오드식... 마지막 일주일이 고비저요오드식을 시작하고 처음 일주일 정도는 평소와 다름 없이 밥 잘 먹고 특별한 이상 증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테트로닌 복용까지 중단한 게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아서 그런것 같다. 저요오드식을 시작하고 마지막 일주일이 남았을 때가 고비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다고들 하는데 나에겐 마지막 일주일을 남겨두고 신지로이드 중단에 따른 부작용이 밀려왔다.
술을 왕창 마신 다음 날 하루 종일 속이 울렁거리고 어떤 음식을 먹어도 토할 것만 같은 느낌. 그런 상태가 지속된다. 술을 마셔서 속이 안 좋은 거라면 얼큰한 해장국이라도 먹어서 속을 달랠 텐데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는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배고파지는 것조차도 괴로웠다. 배고파서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속이 울렁거리니까.
당시 운영하던 블로그에 저요오드식 식단을 포스팅 했었는데 많은 갑상샘암 환우와 가족들이 찾아와서 나와 똑같은 고민을 털어 놓았다. 20대에 암진단을 받아서 어쩔 줄 몰라 하시던 분, 젊은 새댁이 남편의 갑상샘암으로 저요오드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레시피 더 올려 달라고 하시던 분, 나와 마찬가지로 저요오드식을 앞두고 뭘 먹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고 하시던 분들까지 우리 어머니의 레시피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저요오드식이 끝나면 병원에 다시 입원을 해야 한다. 2013년 12월 30일 병원 격리실에 입원해서 2박 3일간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하고 2014년 1월 1일 퇴원 예정이다. 말끔히 치료된 몸으로 새해를 맞이 할 수 있을 테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아침은 온다고 했던가... 하루 하루가 괴로웠던 저요오드식 기간도 어느새 끝이 나고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 해야 하는 날이 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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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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