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같은 아름다운 송호해변
이상옥
송호해변의 송림은 바다와 함께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이곳에 잠시 산책을 하고 길을 따라 좀더 가니, 땅끝마을 표지석이 있는 곳이 나타난다. 바로 대한민국 최남단 땅끝마을이다.
땅끝마을 입구에는 작은 찻집도 있다. 땅끝마을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특별하다. 차를 마시며 '땅끝마을', 하고 가만히 읊조려 보면, 이 이름이 생각의 생각의 꼬리를 계속 문다. 땅에도 끝이 있고, 사람의 목숨도 끝이 있다. 땅끝 저편에는 또 무엇이 있는가. 사람의 목숨이 끝나고 나면 과연 끝나버리는 것인가. 암흑, 무의 세계로 귀결되는 것인가.
땅끝마을 주변은 볼거리도 많다.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땅끝조각공원, 아름다운 절 미황사와 천년고찰 대흥사, 그리고 공룡박물관 등등... 땅끝마을 전망대에 서면 이곳이 대한민국 땅끝이라는 것도 실감난다.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망부석(望婦石)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국토 최남단 땅끝마을에는 사람 형상의 돌 하나가 바다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얼굴형상에서 눈 부분이 부르튼 것처럼 보인다. 누구를 기다리다 저렇게 돌이 되었는가.
정절이 곧은 아내가 타관에 간 남편을 고개나 산마루에서 기다리다가 죽어서 돌이 되었다는 망부석(望夫石) 얘기와는 달리, 이 돌은 남성성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봐서 또 다른 전설이 깃들 만하다.
혹시 해녀였던 아내가 불의 사고로 실종되고서 그 아내를 기다라는 남편의 형상은 아닌가. 그래서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망부석(望婦石)이라고 하면 설득력이 있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