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서울도서관~웃어보세요~그래도 안 웃네요~~도서관 앞이라 긴장했나봐요~
김순희
서울 나들이가 몇 번 되는 샘들도 있었지만 처음 동행하는 샘들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서울길이 낯설진 않지만 그렇다고 잘 알지도 못합니다. 핸드폰으로 인터넷 검색해가며 찾아갈 정도지요.
기차 안에서는 어김없이 표정들이 밝습니다. 다른 분들은 피곤해서 잠을 청하는데 유독 울산 아줌마들은 소근거립니다. 아침에 남편이 당부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기차 타면 꼭 소곤거리는 말 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제일 듣기 싫다고 그렇게 당부했는데,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역에 도착하고, 파주출판도시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그렇게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휴일이라서 그런지 책잔치 가는 사람들의 줄은 이미 길게 늘어졌습니다. 자칫하면 오전 중으로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샘요~너무 줄이 긴데요~우짜지요~"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다 아인교~일단 시간은 좀 있으니 몇 대 보내더라도 앉아서 가입시더~"입석으로 간다면 충분히 탈 수 있었지만 휴일이라 가는 도중 차가 밀릴 수 있다는 생각에 좀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두세 대 보내고 나니 겨우 우리 샘들이 앉을 수 있었습니다. 햇볕에 30분가량 넘게 서 있다 탔는데도 샘들의 얼굴은 여전히 해맑게 웃었습니다. 좋은가 봅니다.
그렇게 차는 점심시간 전에 파주출판도시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식당을 찾았습니다. 예전에 한 번 먹어보았던 맛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식당을 찾아들어갔습니다. 아직 점심시간 전이라 사람들은 많이 없었지만 한참 더위에 버스 기다림에 지친 허기를 채우고 있으려니 차츰 사람들이 들어왔습니다.
아무래도 어린이 책잔치이다 보니 가족끼리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서둘러 책축제 안내서를 챙겨들고, 가까운 출판사부터 쭉 둘러보았습니다. 파주출판도시는 이색적인 건축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출판사로 이루어진 작은 도시를 만들고 있다는 것부터 책을 이용한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해마다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이유인 것 같았습니다.
"와~아~이런 곳이 있었네요~"
"좋죠~ 근데 책축제가 오늘부터이긴 하지만 행사를 많이 하진 않네요~"
"일정을 보니 토요일부터 많이 하던데, 할 수 없죠~"
"그래도 맨날 책 보수 하던 책 출판사가 어디고~ 이 책은 와이리 허술하노~ 출판사 전화 해야겠네~ 뭐 이라더니 실컷 보이소~"
"히히~그러게요~그랬는가요~"평소 책 보수하면서 익숙한 이름의 출판사를 지날 때마다 샘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로 한바탕 웃었습니다. 파주에 이어 다음 여정으로 서울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옛 서울시청사를 도서관으로 했다는데 어떻게 변화되었나 싶어 궁금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서울도서관 앞 광장은 근로자의 날을 맞아 집회가 한창이었고, 그런 광경을 TV에서만 보다 직접 보니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습니다. 샘들과 함께 도서관을 돌아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휴일인데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