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CFRE가 처음 취득한 이후 3년만에 선정된 김홍남(50)씨는 "서양에서는 모금실적의 일정 퍼센티지를 기부와 연계해 모금을 주겠다는 계약관계를 허락하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로 성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프렌드십과 릴레이션십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창제
국제공인모금전문가(아래 CFRE, Certified Fund Raising Executive). 이름부터 생소하다. 아마도 국제적인 전문가로, 모금 또는 기금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국제공인인 CFRE는 전 세계적으로 5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아시아에는 총 5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2년 첫 번째 CFRE로 선정된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Asia Philanthropy Awards) 디렉터인 김현수(40, 여)씨 이후 3년 만에 탄생한 것. 더욱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문화예술계 최초이기 때문이다.
CFRE는 지난 2012년 첫 취득 이후 많은 비영리기관 모금 담당자들이 자격 취득을 시도하고 있는 분야다. 기존에 이미 병원과 대학 등 모금과 발전기금을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CFRE가 채용우대 조건일 정도로 비영리기관의 모금분야에서는 전문가 영역으로 통하고 있다. 기부와 모금이 새롭게 부각되는 요즘에 문화예술 최초로 비영리기관 모금 전문가로 선정된 서울문화재단 김홍남(50) 예술지원본부장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아시아에 5명, 한국에는 3명에 불과하다. 먼저 축하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어떻게 해서 CFRE를 따게 됐나?
"처음에는 회사일로 바빠 별 관심이 없다가 미국의 CFRE로 활동을 하고 있는 비케이안(Bekay Ahn)씨를 통해서 알게 됐다. '모금'과 관련된 강의를 하니까 한번 들어보라고 해서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도 50세를 넘으면서 인생 2모작에 특별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 50세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렵지 않았나?
"그렇다. 지금이야 합격을 했으니까 이렇게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다. '문화예술계 최초'뿐만 아니라 '남성 최초' '최고령' 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웃음). CFRE는 자격시험이라 800점 만점에 500점 이상이면 된다. 네 시간 동안 영어로 문제가 나오고, 모든 준비도 영어로 해야 한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영어가 장애요인이 되지는 않았다. 나 또한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두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이번에 떨어지면 포기하려 했는데….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아빠도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 꼭 CFRE를 따야 모금이 잘 되는 것인가? 미국이나 서양의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조금은 맞는 말이다. 모금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오히려 아이디어는 우리나라가 더 뛰어난 것 같다. 실제로 구호단체나 사회봉사 단체들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서양에서는 최대의 실적을 관리하는 '마케팅 전문가'와 실적위주의 모금이 아닌 학습을 통해서 다져지는 '펀드레이저(Fundraiser)'가 구분된다. 미국 모금의 역사는 19세기부터 시작됐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까지 발전했으며, 우리는 이런 미국 시스템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기부, 보다 자연스럽게 접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