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준노스케연극 <가모메>로 2013년 동아연극상 사상 최초의 외국인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의 타다 준노스케와 지난 21일 대학로의 어느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창제
- 2011년 동일본 대지진도 그렇고, 재난 이후 문화예술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한 움직임이 많은 것 같다. "후쿠시마 대지진을 소재로 한 연극을 만들어 일본 여덟 군데를 돌아다니며 공연했다. 후쿠시마에서 멀어지는 서쪽으로 갈수록 함께 아파하는 공감대가 떨어져서 충격을 받았다. 같은 일본인인데 낯설게 느껴졌다. 지금 일본에서는 경제 논리로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또한 그 시도를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공동체에 대해 정직하고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같은 공동체에 속해도 모두가 동일한 감정을 갖기란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이 언제까지 후쿠시마 대지진을 슬퍼하고만 있을 수 없고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 세월호 사고도 후쿠시마의 경우와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2014년 12월에 팽목항과 안산 단원고를 찾아갔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모이는 치유센터도 방문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 분들을 위해 연극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본인이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을 돕고 싶다. 그들의 아픔과 슬픔이 공동체 구성원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게 만들고 싶다. 모든 예술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어떤 사건을 상상하게 하고 상징적으로 압축시킨다. 좋은 작품이란 결국 잊히지 않는 이미지다."
- 재난을 대처하는 문화예술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지금 한국에서 겪는 세월호의 상처와 후쿠시마의 그것이 비슷한 점이 많다. 후쿠시마의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간다. 후쿠시마 사람들은 그것을 두려워한다. 잊혀져가는 것을... 문화예술과 연극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소중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이다."
실제로 "재난을 대처하는 문화예술의 역할은?"이라는 질문은 지난 4월 18일에 치러진 어느 문화예술 공공기관의 신규직원 논술 문제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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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빼고 문화예술만 씁니다." 20년 넘게 문화예술계 현장에 몸담고 있으며, 문화예술 종합시사 월간지 '문화+서울' 편집장(2013~2022년)과 한겨레신문(2016~2023년)에서 매주 문화예술 행사를 전하는 '주간추천 공연·전시' 소식과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in예술' 코너에 글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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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후쿠시마... 재난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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