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불 뒤의 미얀마 사람들아니 신성한 사원에 누워 자다니
전병호
붓다와 함께 사는 미얀마 사람들와불과 함께 불상 주변에 같이 누워있는 미얀마인들을 보니 미얀마 와불은 우리나라 불상들처럼 숭배의 대상이라기보다 친구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불 등 뒤에 누워 있는 미얀마 사람들은 와불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처럼 남들보다 더 잘살아야 하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고, 남보다 더 많이 갖기 위해 평생을 달려야 하는 삶과 비교돼 여러 생각을 갖게 했다.
미얀마 사람들이 추구하는 불교인 테라바다 불교(Teravada, 상좌부불교)는 스스로 수행정진하며 날마다 덕을 쌓음으로써 자신의 수행단계를 조금이라도 높은 단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사고가 기본이 돼 미얀마 사람들은 매일매일 덕을 쌓기 위해 노력 한다.
남들을 돕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수행의 기본이고 그중 최고의 덕 쌓기는 바로 자신의 이름으로 파고다를 세우는 것이라고 한다. 돈이 없어 자신의 이름으로 파고다를 세우지 못하더라도 파고다[파야(paya) 또는 제디(zedi)라고도 부른다] 건립에 일손이라도 더해 자신의 덕을 쌓기 위해 노력한다.
미얀마 여행 중 파고다를 짓거나 벽에 색칠을 하는 일꾼들은 볼 수 있었는데, 현지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우리처럼 일당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부분 자신의 노동력을 보시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처럼 미얀마 사람들에게 파고다는 우리의 사찰이나 성당 같이 기도하고 축원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얀마 사람들은 휴일이면 가족들과 돗자리와 먹을 것을 싸가지고 파고다로 간다. 미얀마 여행 중에 어느 파고다를 가든 파고다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가족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미얀마 사람들에게 파고다는 종교적인 상징물을 넘어 자신이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