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예능국 소속 권 PD는 비제작국 발령조치 후 이에 대한 풍자와 일상 등이 담긴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해 지난 21일 MBC로부터 해고조치를 받았다.
이희훈
"MBC '도륙의 시대'는 도대체 언제 끝날 것인가."
MBC가 지난 21일, 권성민 예능PD를 해고했다는 소식을 들은 박성호 기자의 탄식이다. 지난 2012년 MBC 파업을 통해 해고된 7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 명의 해고자가 나왔다.
권성민 PD는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사과와 개인적인 의견을 올렸다. 그는 회사로부터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지난 12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전보 조치되었다. 그리고 결국 2012년 파업 이후, MBC의 8번 째 해고자가 되었다.
권성민 PD 해고 조치에 MBC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그는 능력이 있고, 유머와 위트를 갖춘 PD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생각을 표현할 수 없고, 사실을 보도할 수 없다면 언론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MBC가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부정하고, 최소한의 양심을 가진 언론이 되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다수 시민을 대변해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언론사의 주춧돌도 이 표현의 자유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MBC가 아닌 KBS의 외침이다. KBS PD협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MBC의 문제는 더 이상 MBC만의 것이 아닌 것이다. 올바른 언론 보도를 위한 제작진들의 문제이자, 더 나아가 TV를 보는 시청자들의 권리를 위한 해결 과제다.
KBS PD협회는 "생각은 자유다.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서로의 근거를 가지고 공론의 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면 그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건강한 논쟁이 아닌 '해고'라는 극약처방,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힘 있는 자의 일방통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제는 시청자에게 MBC를 돌려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