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YTN 노조 조합원 9명이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기각 결정이 나자,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과 조승호, 우장균, 정유신, 현덕수 기자가 허탈해 하고 있다.
유성호
- MBC 해직 언론인들의 소송이 남아 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이 영향을 줄 듯합니다.
"당연히 그런 우려가 나올 수 있죠. 대법원 판결은 다른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MBC 동료들의 해고무효 소송에서도 영향을 줄 걸로 우려됩니다. 다만, 법원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언론의 공공성에 입각한 소송 진행과 판결이 내려지기를 기대합니다."
- 판결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황당했죠. 선고가 내려지기 전까지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동요하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결과는 굉장히 참담하고 개인적으로는 아픔이지만, 지난 6년 동안 저희들과 아픔을 함께 하고 성원해 준 회사 동료들과 시민, YTN 시청자들이 있었기게 다행히 크게 동요하지 않았어요."
-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요?"저보다는 충격이 크겠죠. 그래도 제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줬어요."
- 현 기자에게 YTN은 무엇인가요?"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의 보도채널. 그게 이제까지 제가 생각한, 버리지 않고 있는 YTN의 이미지이죠. 물론 최근의 보도 행태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원인은 정권 차원의 순치와 거기에 적극 부응한 경영진, '일을 내보자'는 패기와 동기 부여가 전혀 없다시피 한 사내 분위기에 있습니다. 회사 존립마저 걱정스러운 지경이죠.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지 못하는 경영진은 물러나야 합니다.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회사 동료들에게도 포기할 때가 아니라 얘기하고 싶어요. 잘못들이 사라지고 정상으로 되돌아갈 때, YTN은 다시 비상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저 역시 그 과정에 함께 하고 싶습니다."
권력에 순치된 기자들... "난 포기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탐사 저널리즘을 표방하잖아요. 일반 뉴스 리포트와는 다른데, 두려움이나 부담감은 없나요?"왜 없겠습니까. 저는 YTN에서 주로 사회와 경제부 출입처 기자, 뉴스 진행 등을 맡았죠. 탐사보도는 생소한 분야예요. 기자 생활을 할 때 출입처만 바뀌어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새로운 출입처에 대한 이해, 해당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습득, 새로운 취재원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새로운 문법과 호흡으로 기사에 접근해야 하니 부담이 큽니다.
더구나 노조위원장으로 2년, 해고로 6년 등 총 8년을 취재 현장에서 벗어나 있었어요. <뉴스타파>가 그동안 쌓아온 명성과 수준, 저에 대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두렵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지향하는 점과 제가 그동안 해직 언론인으로 살아온 삶의 궤적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배우면서, 또 언론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원칙을 다시 확인하면서 저를 단련 시키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 8년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서는데, YTN 입사할 때와 다를 것 같아요."당연하죠. 저는 대학 졸업 예정자로 YTN에 입사했어요. 사회 첫 직장이었죠. 그때는 어리기도 했고, 이러저러한 꿈도 많지 않았겠어요?. 텅 빈 도화지를 채우기만 하면 됐기에 근거 없는 패기와 용기 등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언론인으로서 저의 이미지나 걸어온 길이 어느 정도 노출돼 있잖아요. 그런데서 오는 책임감, 그에 따른 부담, 뭐 이런 느낌이 더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