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집
문학과지성사
카페 벽면은 책이 가득한 책장이 있는데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다. 여행 관련 책이 주류를 이루지만, 김영갑의 사진집도 있고, 쥔장의 전직을 떠올릴 수 있는 건축 관련 책도 많다. 그리고 몇 권의 시집이 있는데, 그 가운데 기형도 시집이 2권이나 있었다.
서른 살의 나이에 짧은 삶을 마감한 기형도 시인의 시집이 출간된 것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였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된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이 바로 그것이다. 게스트하우스 카페 책장에 이 책이 2권이나 꽂혀 있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쥔장은 나처럼 물은 이가 또 있었다고 말했다. 기형도 시집을 눈여겨 본 이가 나 말고도 또 있었다는 사실에 그가 잊힌 사람이 아닌,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에 존재하는 시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곳 뿐만 아니다. 군포시 산본중심상가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으로 내려가는 계단 벽에서도 기형도 시인을 만날 수 있다. 황석영, 신경숙 등 문인의 얼굴과 함께 시인의 얼굴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건 그가 한국의 대표적인 문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지? 너무 과장이 심했나?
덕분에 기형도 시집은 제주에서 머무는 동안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 내 침대 머리맡에 계속해서 놓일 수 있었다. 잠들기 전, 시인의 시를 한두 편 읽을 수 있었던 것을 그 때문이었다.
초판발행 1989년 5월 30일 24쇄 발행 2007년 12월 20일재판 발행 2006년 2월 20일 39쇄 발행 2007년 5월 8일기형도 시집에는 시집 발행 이력이 이렇게 인쇄되어 있었다. 기형도 시인이 세상을 떠난 것은 1989년 3월 7일. 그의 사후에 출간된 시집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50쇄를 찍었으며, 26만5천 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기형도 시인을 기리는 문화공원이 광명시에 조성되어 있다. 아직은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시비 몇 개만이 기형도 시인을 기리고 있지만, 광명시는 문화공원 입구에 기형도문학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준공예정은 2017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