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새롭게 내놓은 소형스포츠유틸리티차 NX300h.
렉서스
"정말 혼신을 다해 만들었죠."
동네 아저씨같은 인상에 일본 특유의 겸양조의 말투가 아직 기억에 남는다. 카토 다케아키 렉서스 수석엔지니어 이야기다. 그의 말에는 '절실함'이 배어 있었다. 그는 기자에게 "전혀 다른 것을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자동차인 렉서스가 최근에 내놓은 차를 두고 한 말이다.
소형 스포츠다목적차(SUV)인 엔엑스(NX) 300h. 카토 수석엔지니어의 말대로 이 차는 렉서스 역사에서 없었던 차다. 이 차의 프로젝트는 지난 2009년 초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지엠(GM)이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등 전 세계 자동차산업이 크게 위축된 시기였다.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이 새로운 모델 개발에 주춤할 때였다.
카토 수석은 "확실한 컨셉트가 잡히지 않으면, 아예 신규모델 기획 자체가 승인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2년여에 걸친 시장조사와 수많은 회의가 이어졌다. 새로운 시장에 맞는 전혀 다른 차를 내놓기로 결정했다. 그게 바로 NX300h(하이브리드)와 NX200t(가솔린모델, 내년께 국내 출시 예정)이었다.
이 차는 올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후, 지난 7월 일본 시장에 나왔다. 당시 일본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달여 만에 체결된 계약건수만 9500대에 달했다. 그 차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인 것이다.
경제위기 때 렉서스가 빼든 야심작 기자가 본 NX300h의 첫 인상은 당혹스러움이었다. 솔직히 뭐라 딱히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렉서스가 보여줬던 모습과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대신 차량 앞면에 렉서스 고유의 디자인 '스핀들 그릴(모래시계 모습의 그물망 무니를 넣은 라디에이터 그릴)'만이 낯익을 뿐이었다. 예전 렉서스보다는 분명 '엣지'가 있어 보였다. 뭔가 민첩해 보이기도 하고, 힘도 느껴진다.
소형 SUV라고 하지만 실제 느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카토 수석은 "스포티한 이미지와 주행성능, 외부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차 사이즈를 결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 NX만의 독창적인 차체 높이와 너비의 비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외관뿐 아니라 실내공간도 넉넉한 편이었다. 뒷좌석은 웬만한 성인 남성이 앉아도 전혀 불편함을 느낄수 없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