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책 정리해요~부지런히 도서관 이곳 저곳을 다니며 책을 정리해주십니다~
김순희
다들 걱정 어린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고 한 마디씩 합니다. 저는 속으로 누구보다 긴장하고 걱정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원봉사자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합니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밥 먹을 준비가 끝나고, 다들 동아리방으로 모였습니다. 불판을 불 위에 올리고, 고기를 얹어 지글지글 구워서 서로 먹여주고…. 아이들 학교 보내느라 아침도 굶었다며 자원봉사자 샘들의 손놀림은 분주했습니다.
"샘~ 먹고 해요. 자, 아~ 하세요.""괜찮아요. 제가 먹을게요. 얼릉 샘 드이소.""아침을 안 먹어서 그런지 정말 꿀맛이에요.""맛있다니 다행이네요. 차린 건 없지만 마이(많이) 드이소."시끌벅적 자원봉사자 샘들은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열람실 문을 닫고, 좁은 동아리방에서 서로 부대껴가며 정말 푸짐하게 점심 한 끼를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도서관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자원봉사자들부터 오래된 '이모님', '고모님'까지 각자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앞으로 서로 길을 가다, 시장에서 만나면 알은 척도 하면서 같이 잘 지내보자는 말과 함께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며 모임을 정리했습니다.
최대한 삼겹살 냄새를 없애려고 아는 상식 다 동원해서 환기를 위해 애를 썼습니다. 내일 다시 도서관 문을 열어야 하는 게 당장 걱정이라고, 자원봉사자 한 분은 집에 있는 냄새 제거 초까지 가지고 왔습니다. 도서관 방에서 고기 한번 구워먹는다고 무슨 큰일이야 나진 않겠지만, 행여나 사서인 제게 누가 될까 노심초사 걱정이 앞섰나봅니다. 이틀 정도만 열심히 창문 열고 신경쓰면 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제가 안심을 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