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앤화이트 구성물. 크기별로 3종류의 실리콘 팁과 1종류의 폼팁, 이어폰 고정 집게와 파우치가 들어있다.
김동환
인클로져(이어폰 몸체)는 황동으로 만들어 묵직하지만, 귀에서 저절로 빠지는 정도는 아니다. 이어폰 선은 표면에 홈이 파진 칼국수면 모양이다. 이 모양의 케이블은 줄끼리 부딪쳤을 때 노이즈가 적고 잘 꼬이지 않아 야외 활동이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단선 방지에 효율적인 'ㄱ'자 플러그나 최신 스마트폰들과 호환이 가능한 4극 단자를 채용한 점도 장점이다. 사용자는 이어폰 선에 부착된 마이크 컨트롤러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직접 만지지 않고도 통화나 음악 재생·정지, 다음 곡 이동 등의 조작할 수 있다.
저음과 고음 소리 자극적... 취향 맞는지 반드시 듣고 구입해야
이 이어폰은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명확한 편이다. 재질이나 구성은 흠 잡을 데가 없다. 문제는 음질이다. 직접 들어본 블랙앤화이트는 저음과 고음 부분에서 상당히 자극적인 소리를 냈다. 취향에 따라 일부 사용자에게는 장시간 사용이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다.
저음과 고음을 강조한 'V'자 형의 음장 설정은 국내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많은 제조사들이 이런 설정을 선택하고 있다. 블랙앤화이트 역시 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강조가 과도하다는 느낌이다.
기자는 일주일에 거쳐 이 이어폰으로 여러 음악을 들어봤다. 아이돌 그룹 f(x)의 'Love Hate'는 이 이어폰으로 들으면 적지않은 피로감을 준다. 이 노래뿐 아니라 쿵쿵거리는 강렬한 비트와 전자음이 특징인 음악들은 대체로 비슷한 느낌이다. 볼륨을 높이면 저음과 고음이 너무 자극적이라 듣기 어렵고 볼륨을 낮추면 일부 악기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초반에는 드럼이 없다가 노래 후반에 드럼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노래를 들으면 이 이어폰의 성향을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영국 락밴드 오아시스의 'Wonderwall'은 초반에는 기타와 보컬만으로 진행되는데 블랙앤화이트로 들으면 후반에 드럼이 치고 들어오는 부분부터는 급격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드럼 비트가 강하지 않은 음악은 상대적으로 개성있는 느낌이다. 영화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OST 중 하나인 'What Are You Going To Do When You Are Not Saving The World?'은 이 이어폰으로 들으면 볼륨을 별로 높이지 않아도 특유의 장중한 분위기가 잘 살아난다.
음향에 대한 취향은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소비자는 기자가 피로하다는 느낌을 받은 부분을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낄 수도 있다. 이 제품을 눈여겨 본 소비자라면 반드시 청음이 가능한 매장에서 듣고 구입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