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진행된 서울시교육청의 학교급식 학부모 연수 자료집.
윤근혁
교육감이었던 문용린 후보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친환경유통센터의 유통구조가 이상하다며 일반농산물 저가입찰제로 바꿨습니다. 값싼 재료로 만든 음식이 질 좋고 안전하고 맛있을 리 없는 건 당연한 것이겠지요. 그런데도 서울시교육청은 친환경 농산물 비중을 줄이는 것도 모자라, 학교급식 관련 학부모 연수 자료집에 '농약은 과학'이라고까지 적었습니다.
거기에 한 술 더 떠 문용린 후보는 최근 TV토론에 나와, 곽노현 전 교육감이 마치 강제로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라고 했다는 듯이 이야기하고, 서울시장에게 권한은 '상납'했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책임전가의 극치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편향적인 자료 제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저는 서울시 교육의원으로, 이번 '감사원 급식조사 결과 논란'의 실체적 진실과 주무관청인 교육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교육청에 급식관련 자료를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과장과 국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교육청 담당사무관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이라면 새누리당과 이노근 의원에게도 주지 말았어야 하지 않느냐"는 저의 말에, 사무관은 "어쨌든 지금은 줄 수 없고 선거 끝나고 제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사무관의 개인 판단이냐 상사들의 판단이냐고 되물으니 위에서 그렇게 하라고 했답니다. 아울러 지난해 통과된 급식관련 조례가 잘 준수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관련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3일 저녁에야 자료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제가 대표발의하여 제정된 조례에는 ▲학교급식에 방사능을 포함한 유해물질(농약, 중금속 등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든 물질)이 들어간 식재료가 들어가지 않도록 할 것 ▲교육감은 학교급식에 방사능 등 유해물질이 포함된 식재료가 공급되지 않도록 검사를 실시할 것 ▲방사능 등 유해물질이 발견되었을 때, 해당 식재료의 사용을 금지하도록 할 것▲학교별로 연 1회 이상 전수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필요한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실시할 수 있게 할 것 ▲검사 결과 방사능 등 유해물질 식재료가 발견되면, 즉시 해당 학교에 통보해 해당 식재료가 급식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교육청 홈페이지에 그 검사 결과를 공개하도록 할 것 ▲학교급식위원회에서는 방사능 등 유해물질 검출 가능성이 높은 식재료의 목록을 제공할 것 ▲교육감은 영양교사와 영양사 및 조리사의 교육 및 연수에 방사능 등 유해물질에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도록 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를 근거로 학교급식 식재료 검사관련(2010.10.10.~현재) 자료를 요구한 것입니다. 어제 받은 자료와 해당 주무관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4월 23일 S여고 무농약 쑥갓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됐고, 지난 3일에도 1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로 잔류농약이 검출된 건 두 번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