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미화.
이희훈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 잔다... 그리고"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던 김미화씨. 그도 인간인지라 화가 날 때도 더러 있다.막상 자신은 스트레스를 빨리 날려버리는 편인데, 가족들이 고통을 받는다고 했다.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아이들은 학교 가서 폭탄을 맞았다. 그래서 주변 분들에게는 항상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순악질 여사처럼 몽둥이를 휘두르는 스타일은 아니란다. 자연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다스리거나 흙을 만진다고 했다. 그래도 화가 안 풀리면 마구 잔단다.
그는 스트레스를 빨리 증발시키는 비법도 공개했다. "내 탓도 반이오!" 내가 좀 더 슬기로웠으면, 나의 잘못도 반인데 저 사람 입장이었다면? 남을 웃길 수 있는 궁리를 하면서 역지사지 또는 '타자에 대한 상상력'을 터득했단다. 코미디를 하면서 삶의 내공도 다진 셈이다.
"무대에서 웃기다 죽고 싶다."
그는 코미디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웃기고 자빠졌네>라는 그의 책 이름은 그냥 나온 게 아니란다. 철학에 가깝다. '춤추다가 무대 위에서 애를 낳고 싶다'고 했던 현대무용가 홍신자씨처럼. 힘든 일을 해도 신명이 나는 것은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코미디언으로 살아온 삶에 대해 "폭포 밑으로 떨어지는 물 같았다"고 말했는데, 이처럼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웃음이 삶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는 "늙어서도 광대로 남고 싶다"고 했다. 늙으면 가요무대에만 나가야 하고, 풍부한 경험을 축적한 나이든 코미디언들을 무조건 삼류 취급하는 문화가 싫단다. 그래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개그콘서트를 기획했듯이 끊임없이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인정받고 싶단다.
"순악질 여사는 무대 뒤에서 울었다."무려 68%의 시청률을 올리며 쓰리랑 부부가 고공행진을 하던 시절. 그는 첫 아이를 뱃속에서 잃었다. 그 충격은 대단했다. 매주 시청자 앞에서 타잔처럼 줄도 타고 높은 데서 뛰어내리면서 별짓을 다 했는데, 자신의 몸을, 아니 뱃속 아이의 몸을 혹사시켰던 거다. 사람들을 웃기다가 막 돌아섰을 때 흐르는 눈물. 주체할 수 없었단다. 한동안 깊은 우울증을 겪었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순악질 여사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단다. 하지만 그는 "코미디언은 부모상을 당해도 약속된 무대에 가서 웃겨야 하고, 그게 비극"이라면서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