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코미디언 김미화씨의 카페 '호미' 앞 전경. 김미화씨가 직접 일구는 밭이다.
10만인클럽
이곳 생활에 푹 빠진 김씨는 신이 나서 농사 예찬론을 이어갔다.
"농사가 진짜 예술이죠. 얼마 전에 심은 씨앗에서 싹이 나고 꽃이 핍니다. 그 작은 씨앗이 땅을 번쩍 들어 올린다니까요. 씨앗 주변이 쩍쩍 갈라지면서 화산 폭발처럼 땅을 들어냅니다. 그것 자체가 기적이죠!"사실 그를 만나기 전에는 김미화씨가 농사를 짓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농사는 아무나 하나? 내심 70-80점 정도를 예상하면서 김씨에게 물었다. '코미디언 김미화가 100점이라면 농부 김미화는 몇 점인가?'
"120점!(웃음)자신있다는 뜻이다. 물어보니 감자, 고구마, 배추. 작년 농사가 성공작이었단다. 깻잎, 옥수수, 토마토도 재배했다. 초보 농부 김미화 씨의 농촌 데뷔 무대는 카페 바로 앞에 있는 밭. 씨앗을 심을 때와 거둘 때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일상적인 관리는 그의 몫이었다. 이 때문에 얼굴에 기미가 꼈고 손등은 거무튀튀해지고, 손톱 밑에서 흙이 빠질 날이 많지 않았단다.
"요즘 살이 많이 쪘어요. 농사에 성공하니까,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농부님들이 아침부터 우리 부부를 초대합니다. 집에 가면 풀 대신 고기를 먹여야겠다고 생각하시는지, 삽겹살과 소고기입니다. 누구처럼 아침부터 고기를 구어 먹었더니 얼굴에 주름살이 펴졌어요."(웃음)
얼마 전에 이 밭에 감자와 토란을 심었고, 조만간 1200여 평의 논에서 흑찹쌀 농사도 시작한단다.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행사를 SNS로 알린 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면 이웃 농지로 행사를 확대해 농민들도 즐겁게 반긴다고 한다.
유쾌-통쾌-발랄한 그의 실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