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닷가에서 발견한 경고문
송준호
그쪽은 등산로가 없어서 위험하다고, 그러니까 절대로 가지 말라는 표지판까지 세워놨는데도 기어이 들어갔다가 구조 헬기까지 출동시키면서 난리법석을 떨게 만드는 이들이 딱 그런 예다. 위 사진처럼 난간을 넘어가는 (누가 그렸는지 모르지만, 영락없이 낮술 몇 잔에 거나하게 취한 얼굴인) 남자 또한 철부지 어린애처럼 시망스러워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추락할 위험이 있사오니 난간을 넘어가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분명히 적어서 군데군데 표지판을 세워놨는데도 난간을 기어이 타고 넘어가서 종국에는 크고 작은 분란을 일으키는, 그야말로 시망스럽기 짝없는 이들이 얼마나 많을지를 상상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이들한테 이런 경고문이 무슨 소용이 있을가. 사실 이런 경고문은 전국 어디를 가든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이곳은 수심이 깊어 익사할 위험이 크므로 수영을 금합니다 낙석주의 구간 위험! 멧돼지 출몰지역!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게임입니다….
그런 경고문에는 인근 자체단체의 장이나 시설물 안전관리 책임자의 직책이나 이름이 직간접적으로 명시돼 있는데, 거기에는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림과 같은 '시망스러운' 이들일수록 '시망스러운 짓'을 벌였다가 막상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물어 소송 따위를 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일에 대비해서 '보험'에 가입해 두자는 뜻 아닐까.
'본 시설의 보호 빛 안전관리를 위하여'라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