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교수의 어린시절(좌), 현재(우)
서민 블로그
표정이나 얼굴 근육의 배치는 적잖은 사람들에게 고민을 안긴다. 스스로 "못 생긴 얼굴 때문에 땅만 보고 다녔다"는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도 그런 부류다. 서 교수는 방송 등에도 자주 등장하는 유명인이 됐지만, 20대까지는 열등감을 제대로 떨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현재 40대 후반인 그는 "지금도 얼굴 콤플렉스가 하나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의과대학 교수인 그가 얼굴 근육이 미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서 교수는 사회생활에서 첫인상 등의 중요성 때문에 미추가 자신에게는 너무도 큰 문제라고 주장한다.
나머지 97% 근육에도 관심을 하지만 표정이나 얼굴의 미추는, 최소한 해부학적으로 따져 보면 '사소한 것'임은 분명하다. 성형수술이 널리 유행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얼굴 근육이 의학적 차원에서 함부로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중한 것이라면, 성형수술이 일반화되긴 어려울 것이다.
얼굴 근육 가운데서도 특히 뼈와 연결돼 있지 않고 피부 아래 묻혀 있는 것들은 손을 봐도 기능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얼굴 성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몸 성형은 엄두 내기가 어렵다는 점은 얼굴 근육과 뼈대 근육의 단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인간의 얼굴 근육은 다양한 표정을 드러내 보이고 또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 특유의 속성이 오랜 진화를 거쳐 반영된 일종의 '화장발' 근육의 성격이 짙다. 근육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힘을 쓰는 것이라고 가정하면, 얼굴 근육은 본질에서 벗어난 꽤 독특한 근육인 셈이다.
얼굴의 미추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할 때, 흔히 '사람은 얼굴보다 마음을 봐야 한다'고 얘기한다. 얼굴 근육만의 특징에 초점을 맞추면, 과학적으로 이 말은 충분히 타당하다.
표정이나 미추를 중시하는 인간의 속성이야 당장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얼굴 근육에 과도하게 신경을 쏟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만들어 내는 갖은 조화는 문자 그대로 '스킨 딥'에 불과한 것들이니까. 게다가 전체 근육 가운데 얼굴 근육은 단 3% 정도이니, 나머지 97%에도 합당한 관심을 쏟아주는 게 주인 된 우리의 몫이 아닐까.
(*도움말 주신 분: 가톨릭 의대 해부학교실 이우영 교수, 연세대 치대 구강생물학교실 김희진 교수)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