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든 어르신들을 울렸던 고 이아무개 어르신과 고 유한숙 어르신을 형상화한 몸짓
정대희
- 밀양 촛불문화제에서 선보인 공연이 어떤 것인가?"고 이아무개 어르신과 고 유한숙 어르신을 위한 밀양 진혼극입니다. 도입부에서 나무들이 춤추는 모습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밀양의 산하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이어 큰 음향소리와 함께 송전탑 싸움에서 꺾어지고 투쟁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농약을 마시는 행위와 기름을 붓고 고요하게 흔들리는 형상은 이 땅에서 산화하는 고인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 뒤 큰 향로가 들어옵니다. 소원지를 태우고 관객들과 함께 탑돌이하듯이 돌아서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형식으로 극을 구성했습니다."
- 밀양 몸짓을 하게 된 이유라도 있나요?"연극하는 사람으로서 밀양의 모습을 예술로 승화 시키고 싶었습니다. 또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발언하고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밀양의 현주소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2013년 봄에 밀양 삼평리 이야기로 구성한 감자꽃이라는 마당극을 여러 차례 공연했는데, 기동력이 떨어졌습니다.
당시에는 배우가 3~4명이어서 대사 연습도 같이 해야 하고, 마이크 시설도 구비해야 했습니다. 비용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자재가 없이도 가능한 방식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본격 극이라기보다는 행사 안에 진혼극 형식으로 짧게 만들었습니다."
- 공연에 만족하셨는지요?"어제는 밀양의 사안에 대해 충분하게 공감하는 어머니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밀양의 투쟁이나 싸움 장면을 더 부각시켜도 되지만 현장에서는 몸짓 하나로도 받아 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더 큰 몸짓이나 대사로 다가가면 어르신들의 가슴에 상처만 줄 수 있기에 몸짓으로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공간에서 공연을 한다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대사를 넣어야 할 듯합니다."
- 밀양 송전탑 관련 공연은 몇 회나 했나요?"밀양 어머니들에게 늘 빚진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분들의 마음을 한 번 보듬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지난해 12월 24일과 25일 양일간 대구백화점 앞에서 공연했는데 많은 분이 호응을 해주셨습니다. 오늘까지 3번 정도 공연을 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어디서든 몸짓을 할 예정입니다."
"밀양 소식 전하는 것, 연극인으로서 최선의 도리"